이 아침에, 선후배 이야기...
이 아침에, 선후배 이야기...
  • 박채수
  • 승인 2018.08.01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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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욱 전 울릉부군수

산업화되기 전 집성촌에서는 꼬마가 나이 지긋한 어르신에게 하대(下待)하는 경우를 가끔씩 볼 수 있었다. 꼬마가 나이는 어려도 항렬(行列)이 높아 부모가 나이에 관계없이 항렬이 낮은 사람에게는 말을 놓아도 된다고 시킨 것이다. 일반적인 사회관념과는 괴리감이 있지만 가문의 질서유지 차원에서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다. 이제는 산업화로 가까운 친척조차 자주 보기 드문 현실에서 항렬이 높다고 나이 많은 집안사람에게 하대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고교 동문 간에는 졸업 연도를 기준으로 선후배가 갈린다. 고등학교 선후배 관계는 엄격하다. 여기서 선배를 예우하고 배려, 양보하고 공경하는 것은 오랫동안 우리사회에서 지켜져온 불문율이다. 지연·학연·혈연 관계가 없는 일반 사회인들 간에는 소위 ‘민증까기’로 선후배를 결정한다. 주민등록증을 보고 하루라도 생일이 빠른 사람이 형님이 된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선배는 후배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 후배는 이런 도움에 감사를 표할 수 있는 존재. 그리고 이 후배는 또 자신이 선배였을 때, 다시 그의 후배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선후배 사이에는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있어서나 어떤 경우에도 서로의 양보와 배려라는게 필요합니다. 일반적인 표현을 빌리자면 그건 사회가 정상적으로 혹은 행복하게 돌아가기 위한 단순한 규약과 같은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고향에 살면서 한해 선배에게도 존대말로 예우하고 처음보는 후배에게도 말을 놓지 않았습니다. 이런 선배를 보고 박력이 없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지만 우리 주변에 그런 훌륭한 선배들 많이 있습니다. 우리사회가 발전하려면 고향에서 선배를 배려, 양보하고 대접하는 풍토가 보편화 일상화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향우회의 소회 글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고향의 선배는 어느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부모님과 같은 절대적인 존재가 아니겠는가”

이번 선거를 치루면서 나한테는 정말 고마웠던 친구도 선후배도 있었습니다.

너무나 검소하고 협소한 선거사무소에 들러 따뜻한 격려와 후원의 메모, 십시일반의 자원봉사, 따뜻한 한끼의 식사, 멀리서 보내준 지인들의 후원, 그분들에게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지 못해 정말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일일이 찾아 뵙고 인사를 드리는 것이 도리인줄 사료되오나 우선 글로 대신 하고자 합니다.

저에게는 사는 동안 늘 짐이 될겁니다. 그 고마운 뜻을 가슴에 담고 늘 잊지 않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 자체가 선후배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고 봅니다. 크게보면 저보다 먼저 태어난 사람이 선배인거고 저보다 나중에 태어난 사람이면 후배인 것이라 생각합니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나한테 도움 안되는 사람을 왜 배려해주고 대접해줘야 하나? 라고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냥 먼저 태어난 사람, 직장 선배에 대한 공경과 양보, 배려는 우리 사회에서 미덕이라기 보다는 우리 고장이 발전하기 위해 꼭 필요한 구성요소가 아닐까요?

우리는 선출직에 나가거나 정치인이되면 상대방이 차이가 많이 나는 선배라도 이기기 위해 온갖 험담과 네거티브로 선배를 모욕하여 심지어 그 자괴감으로 선배를 자살에 이르기까지 하는 경우도 종종 보아 왔습니다. 특히 선거에서 선후배 관계를 악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는 데, 그것은 아마 가치기준이 선후배관계의 양보, 배려보다는 욕망이 더 많이 우선이 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올바른 선후배 관계의 방향은

사회 직장이나 단체나 선·후배 간 상호존중이 전제되고, 선배들부터 존중과 배려의 리더십이 발휘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바른 선후배 관계의 정립, 이 것 또한 지방이 발전해 나갈 하나의 과제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한국관광레저문화진흥원장

전 울릉군부군수 김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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