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연장·보조금 파격 우대 등 금융·재정 맞춤형 ‘긴급 처방’
[퍼스트뉴스=충남도 우영제 기자] 글로벌 공급 과잉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그리고 탄소 규제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벼랑 끝으로 내몰렸던 철강 도시 충남 당진이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정부가 당진을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공식 지정하면서, 고사 위기에 처했던 지역 철강 산업 생태계를 재건하고 얼어붙은 지역 경제를 살릴 대규모 ‘정부발(發) 긴급 처방’이 본격 가동된다.
충남도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당진시를 향후 2년간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공식 지정했다고 16일 밝혔다.
포항, 광양과 함께 대한민국 철강 산업을 이끌어온 3대 축인 당진이 최근 급격한 업황 악화로 고사 위기에 직면하자 정부가 선제적인 소생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당진 경제를 지탱해온 철강 산업의 붕괴 징후는 지표로도 확연히 드러난다.
미·이란 분쟁 등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폭등과 글로벌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당진 지역 주요 철강 기업 5곳의 영업이익은 2023년 2623억 원 흑자에서 지난해 444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기업들이 지갑을 닫자 지방 재정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진시의 국세 납부액은 2022년 5063억 원에서 올해 1228억 원으로 75.7% 급감했고, 법인지방소득세는 같은 기간 317억 원에서 28억 원으로 무려 91.2%나 증발했다.
중소 협력업체들의 도산과 생산 중단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며 도시 전체의 산업 기반이 흔들리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이번 지정은 충남도와 당진시, 경제계가 벼랑 끝 심정으로 정부를 설득해 이끌어낸 결과물이다.
도는 지난해 9월부터 당진시, 충남테크노파크, 당진상공회의소 등 유관 기관 및 현장 기업들과 상시 협의체를 가동했다.
이어 수차례의 ‘경제상황 현장 점검회의’를 통해 당진의 위기 상황을 중앙정부에 피력하며 선제 처방을 강력히 요청해왔다.
선제대응지역 지정에 따라 당진 지역 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는 파격적인 금융·재정적 ‘방전패’가 주어진다.
중소기업에는 최대 10억 원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이, 소상공인에게는 7000만 원의 자금이 수혈된다.
특히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지원 비율이 대기업(6→12%), 중견기업(8→20%), 중소기업(10→25%)을 가리지 않고 최대 두 배 이상 우대 적용된다. 기존 대출금의 만기 연장과 원금 상환 유예, 기업당 최대 15억 원의 이차보전 등 숨통을 틔워줄 자금 유동성 대책도 함께 시행된다.
충남도와 당진시는 일시적인 금융 지원에 그치지 않고, 체질 개선을 통한 근본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한다는 구상이다.
총 3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글로벌 환경 규제 대응과 고부가 철강 산업 육성 등 5개 분야 15개 연구개발(R&D) 및 기반 구축 사업을 전개, 당진의 산업 지도를 미래형으로 재편한다.
유재천 도 미래산업과장은 “이번 정부 지정은 당진 철강 산업의 생태계 회복은 물론, 친환경·고부가가치 중심의 산업구조 전환을 이뤄낼 결정적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위기에 처한 지역 경제가 조속히 정상 궤도에 진입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