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가 밀가루 가격 담합의 문을 두드렸다면,
이제 정부는 그 문을 끝까지 열어젖혀야 한다.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CJ제일제당.
국내 밀가루 시장의 상당 부분을 점유해온 이들 기업은 경쟁이 아닌 합의로 가격을 관리해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수년간 이어진 담합 정황은 이미 시장 실패 수준을 넘어 카르텔 구조를 의심케 한다.
담합의 본질은 가격만이 아니다.
담합은 곧 이익의 예측 가능성을 낳고, 이익의 예측 가능성은 장부를 다루는 방식을 바꾼다.
원가 산정은 투명했는가.
계열사 간 거래 가격은 정상이었는가.
광고비·물류비·용역비는 실제였는가, 아니면 숫자 놀이였는가.
이 질문들은 결코 과도하지 않다.
담합이 수년간 지속됐다면, 그에 따른 초과 이익과 조세 회피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이자 국민에 대한 도리다.
따라서 국세청의 전면 세무조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 사건을 공정거래 위반으로만 한정 짓는 순간, 국민은 또다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씁쓸한 결말을 보게 될 것이다.
밀가루는 숫자가 아니다.
국민의 하루 세 끼다.
그 밥상을 흔든 구조는 반드시 경제 정의의 이름으로 해체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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