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지방이 사라지고 있다. 인구감소지역은 이미 전국 절반을 넘어섰고, 일부 군 단위 지역은 소멸 시계가 10년도 남지 않았다는 경고가 현실이 됐다. 그러나 지방소멸의 본질은 통계가 아니라 사람이다. 특히 청년과 신혼부부가 사라진 지역에는 미래가 없다.
청년들이 지방을 떠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일자리가 없고, 설령 일자리가 있어도 안정적인 주거가 없다. 정부는 그동안 일자리 정책과 주거 정책을 따로 다뤄왔다. 그러나 인구소멸 시대에는 이 방식으로는 답이 없다. 주거 없는 일자리는 정착을 만들지 못하고, 일자리 없는 주거는 공동화만 부른다.
이제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인구소멸 지역에 청년·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월 1만 원 소형 임대주택’과 ‘지역 정착형 일자리’를 결합한 패키지 정책이 필요하다. 이는 복지가 아니라 국가 생존 전략이다.
먼저 주거다. 인구감소 지역의 국·공유지를 활용해 전용 공공임대아파트를 공급한다. 청년, 신혼부부, 예비부부, 귀향·귀촌 청년이다. 임대료는 월 1만 원, 최소 6년 이상 거주를 보장하고 출산 시 자동 연장한다. 주거 불안을 제거하지 않으면 그 어떤 정책도 작동하지 않는다.
하지만 주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핵심은 일자리 연계다.
임대주택 입주와 동시에 지역 기반 일자리를 연결해야 한다. 공공 돌봄, 보육, 노인·장애인 복지, 환경·기후 대응, 농식품 가공, 지역 관광·문화 콘텐츠, 공공시설 관리 등은 이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분야다. 이는 곧 청년에게는 안정적 일자리, 지역에는 꼭 필요한 서비스가 된다.
특히 지방정부·공공기관·사회적경제 조직이 참여하는 ‘지역 정착형 공공일자리 모델’을 제도화해야 한다. 단기 알바가 아니라 최소 3~5년 이상 근무가 가능한 구조로 설계하고, 직무 교육과 경력 인증을 병행한다면 청년은 지방에서 경력을 쌓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재정 부담이 크다”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이는 단기 비용만 보는 시각이다. 사람이 유입되면 소비가 늘고, 소상공인이 살아나며, 학교와 병원이 유지된다. 이는 곧 지방재정 회복과 세수 증가로 이어진다. 주거와 일자리는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더구나 지방에는 활용되지 않는 국·공유지와 유휴 시설이 넘쳐난다. 기존 수도권 중심 주거·일자리 예산 일부만 전환해도 충분히 실행 가능한 정책이다. 문제는 예산이 아니라 결단이다.
월 1만 원 임대주택과 일자리 패키지는 청년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다.
“지방에 와도 살 수 있고, 일할 수 있으며, 미래를 그릴 수 있다.”
지방소멸은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수도권 과밀, 출산율 붕괴, 국가균형발전 실패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전체의 위기다. 지금처럼 시범사업과 땜질 정책을 반복한다면 지방은 되돌릴 수 없는 선을 넘게 된다.
청년에게 집과 일자리를 동시에 주는 나라는 지속된다.
청년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나라는 쇠퇴한다.
이제 정부는 답해야 한다.
지방을 추억으로 남길 것인가,
아니면 ‘월 1만 원 임대주택+지역 일자리’로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를 다시 그릴 것인가.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