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우리 교육가족 여러분!
오늘 우리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역사의 시간을 거꾸로 되돌리려 했던 '12·3 비상계엄'의 1심 판결을 마주했습니다. 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행위를 '내란죄'로 규정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나, 그 형량이 국민의 상식과 보편적 정의의 잣대에 비추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깊은 유감과 참담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무력으로 찬탈하려 한 '내란 수괴'의 죄는 그 어떤 명분으로도 경감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죄 전력이 없다'거나 '치밀하지 못했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형량이 감경된 것은, 헌정 질서를 수호해야 할 사법부의 책무를 스스로 저버린 것이며 우리 국민이 쌓아 올린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입니다.
내란은 결코 관용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엄정한 단죄만이 다시는 이 땅에 반헌법적 시도가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1980년 5월, 불의한 권력에 맞서 목숨을 걸고 민주주의를 사수했던 광주에게 오늘의 판결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옵니다. 오월 정신은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서슬 퍼런 정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사법부의 이번 판단이 우리 국민의 법 감정과 동떨어져 있다면, 그것은 우리 아이들에게 '정의란 무엇인가'를 가르쳐야 하는 교육 현장에 커다란 숙제를 던진 것과 다름없습니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은 이번 판결을 거울삼아 우리 아이들이 더 크고 깊은 민주주의를 배우고 실천하도록 하겠습니다. 권력은 오직 국민으로부터 나오며, 그 책임에는 결코 성역이나 차별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겠습니다. 법이 권력자에게만 관대하거나 시대의 요구를 외면할 때, 민주주의는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살아있는 교훈을 아이들과 함께 나누겠습니다.
광주교육은 국가 폭력과 헌정 파괴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오월정신을 더욱 강조하고, K-민주주의 교육을 더욱 강화하여 우리 학생들이 부당한 권력에 당당히 맞서는 깨어있는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습니다.
2026년 2월 19일
광주광역시교육감 이 정 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