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광역지방자치단체 통합 구상은 단순한 행정구역 조정이 아니다.
이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넘어 대한민국이 지속 가능하게 생존하기 위한 국가 전략이며, 지방이 다시 주인이 되는 구조로의 전환 선언이다.
대통령은 대전·충청, 광주·전남 등 권역별 통합을 통해 ‘5극 3특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분명한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수도권에서 멀수록 더 두텁게 지원하겠다”는 원칙은, 그동안 말로만 반복돼 온 국가균형발전을 실질 정책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지방을 더 이상 보조적 공간이 아닌,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이러한 큰 흐름 속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은 더 이상 미룰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지금이 가장 적절한 시기다. 중앙정부가 통합을 전제로 재정·행정·산업 전반에 걸친 과감한 인센티브를 예고한 상황은 흔치 않다. 이 기회를 놓친다면, 광주·전남은 다시 ‘논의만 하다 끝난 지역’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광주와 전남은 생활권, 산업권, 문화권에서 이미 깊게 연결돼 왔다. 그러나 행정 경계는 협력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벽으로 작용해 왔다. 중복된 행정, 분산된 예산, 쪼개진 정책은 결국 지역의 성장 속도를 늦췄고, 청년 유출과 산업 공동화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통합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현실적 해법이다.
특히 전남과 완도 같은 도서·해양 지역에는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광주·전남 통합 광역체계 속에서 해양바이오, 수산식품, 해상풍력, 관광·치유 산업은 보다 큰 정책 단위에서 설계될 수 있다. 광주의 연구·인프라와 전남의 공간·자원이 결합될 때, 지금까지 ‘가능성’에 머물던 구상들은 비로소 ‘산업’이 된다.
물론 통합에 대한 우려와 반대도 존재한다.
지역 정체성, 행정 중심지 논쟁, 정치적 이해관계 등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하나다. 통합을 하지 않아도 갈등은 존재해 왔고, 통합을 미룬다고 지역이 저절로 살아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선택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며, 그 결과는 고스란히 지역이 감당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찬반’의 감정적 대립이 아니라, 통합 이후 어떤 광주·전남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상상력이다. 중앙정부가 길을 열었고, 공은 이제 지역으로 넘어왔다. 더 이상 눈치만 보며 시간을 허비할 여유는 없다.
광주·전남 행정통합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국가균형발전의 전환점이자, 전남과 완도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출발선이다.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다음 기회는 없다. 역사는 언제나 준비된 지역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제 광주·전남이 답할 차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