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사상충 알아보고 우리 집 강아지의 건강 지키세요
심장사상충 알아보고 우리 집 강아지의 건강 지키세요
  • 정귀순 기자
  • 승인 2020.04.17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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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 진돗개의 수난

8살 된 개 한 마리가 병원에 왔다. 체중이 18kg에 달하는 암컷 진돗개였다. 8살이면 아주 나이 든 것도 아니건만, 그 개는 아팠다. 밥맛이 없었고 우울해 보였으며 특히 숨을 쉴 때 매우 힘들어 보였다. 결정적으로 그 녀석의 배엔 복수가 차 있었다. 청진기를 대보니 심장에서 잡음이 들렸다. 원래 혈액은 오른쪽 심장(우심실)에서 폐동맥을 거쳐 폐로 가고, 거기서 산소를 충전한 혈액은 왼쪽 심장(좌심실)으로 갔다가 전신으로 흐른다. 진돗개에서 들리는 잡음은 혈액이 우심실에서 폐로 가지 못하고 역류한다는 신호였다. 추가적인 검사 결과 우심실이 커져 있었는데, 이건 심장이 무리를 한 결과물이었다. 아무래도 심장과 폐동맥 사이에 어떤 방해물이 있어서 정상적인 혈류를 방해하고 있음이 명백했다. 원래 멀쩡하던 개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우선 의심할 수 있는 게 심장사상충(Dirofilaria immitis) 감염이다.

심장사상충의 생활사

저 개는 어떻게 해서 심장사상충에 감염됐을까. 답은 모기에 물려서다. 암컷 모기가 개를 물 때 그 안에 있던 유충이 몸 안으로 들어간 것이다. 잠입에 성공한 유충은 개의 근육이나 지방에서 2개월간 성장한 뒤 정맥 안으로 들어간다. 정맥의 혈액은 심장으로 모이기 마련. 심장사상충은 자연스럽게 심장으로 가고 결국 폐동맥 입구에 자리를 잡는다. 심장사상충은 제법 긴 기생충으로, 암컷은 25~30cm, 수컷은 12~20cm에 달한다. 이런 벌레가 한 마리가 아니라 여러 마리가 있다면 폐동맥의 입구가 좁아진다. 좁아진 통로로 혈액을 보내려다 보니 우심실에 과부하가 걸리고 열이 받은 심장은 더 힘을 내려고 근육을 기른다. 심장이 커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심장이 하루 중 얼마라도 쉴 시간이 있으면 좋겠지만, 심장은 한순간도 쉬는 일이 없다. 심장사상충에 걸린 개에서 찾아오는 심부전은 심장이 더는 일을 못 하겠다는 항복 선언, 이 경우 치료를 한다 해도 별 도움이 안 된다.
심부전까지 가지 않더라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심장사상충들이 작당해서 폐동맥 입구를 완전히 막아버리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폐로 혈액이 거의 가지 않게 되고, 이 경우 좌심실에서 전신으로 혈액을 보낼 수 없다. 그 결과는 개의 갑작스러운 죽음이다. 이런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도 수명이 다한 벌레가 죽고 그 조각이 떨어져 나가 다른 혈관을 막는다면(이걸 색전증이라고 한다) 이 또한 개가 급사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기생충이 심장으로 들어와 심방과 심실 사이에 있는 판막을 망가뜨리기도 한다. 이 경우 혈액이 우심실에서 우심방으로 역류하게 되며, 위에서 언급한 진돗개에서 잡음이 들렸던 이유는 이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복수가 찬 이유는 뭘까? 역류로 인해 우심방에 혈액이 꽉 차 있다면 정맥에 있는 혈액이 우심방으로 가지 못하게 되며, 그 혈액이 밖으로 빠져나가 복수가 차거나 다리가 붓는 현상이 생긴다.

심장사상충의 관리

개가 자꾸 기침을 하는데 운동할 때 심해진다면 심장사상충을 의심할 수 있다. 여기서 더 진행되면 몸이 부은 채 헉헉거리며 움직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는데, 이 전에 진단하는 게 좋다. 많은 기생충이 대변을 통해 알을 외계로 내보내기 때문에 보통 대변검사를 시행한다. 그럼 심장에 사는 심장사상충은 어떻게 할까? 그들은 알 대신 미세사상충(microfilaria)이라는 아주 작은 유충을 낳는다. 그 유충은 혈류를 따라 이동하다 모기가 개의 혈액을 빨 때 모기의 몸으로 들어간 뒤 다른 희생자를 찾는다. 그러니 개의 혈액을 뽑아 미세사상충이 있는지 검사하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암컷이나 수컷만 들어 있거나 암컷이 나이가 들었을 때는 음성으로 나올 수도 있다. X레이에서 오른쪽 심장이 커졌다면 의심할 수 있지만 이것 역시 확진은 아니다. 요즘 제일 널리 쓰이는 진단법은 심장 초음파이다. 이 경우 벌레가 어디 있으며 마릿수는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고, 치료방침을 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문제는 치료다. 걸린 다음에 치료하는 게 어렵다면, 예방에 힘을 쏟아야 한다. 심장사상충이 기생충 중 유일하게 예방약을 써야 하는 건 이 때문이다. 먹이는 약에 반려견이 민감하다면 바르는 약도 괜찮다. 수의사들은 겨울에도 모기가 있는 현실을 고려해 1년 내내 예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니, 효과가 1년간 지속되는 주사제를 쓰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 같다. 위에서 소개한 진돗개의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궁금할 것 같아 말씀드린다. 수술 결과 이 개로부터 13마리의 심장사상충이 나왔다고 한다. 수술로 고생했을 개가 앞으로 남은 생은 건강하게 살기 바란다.

글 서민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기생충학과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http://gwangju.kahp.or.kr/

< 문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062-363-40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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