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사랑입니까?」로 광주 관객과 만난다. 배우 양승걸 인터뷰
연극 「사랑입니까?」로 광주 관객과 만난다. 배우 양승걸 인터뷰
  • 박준성 기자
  • 승인 2019.07.09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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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사랑입니까?」로 광주 관객과 만난다. 배우 양승걸 인터뷰

 

[퍼스트 뉴스 = 박준성 기자, 박승혁 기자얼굴에는 한 사람의 일생이 담긴다고 한다. 일생동안 표출한 감정들이 아로새겨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양한 감정을 연기하는 배우의 얼굴은 어떨까? 무대와 브라운관을 숱하게 오간 중견 배우 양승걸의 인터뷰 영상을 담기 위해 카메라를 키자 인간 양승걸이 지닌 호인의 풍모에서 날카롭게 단련된 명검 같은 배우 양승걸이 나타났다. 그랬다. 이미 본능에까지 각인 시킨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에서 어떻게 압도되지 않을 수 있을까? 그의 얼굴에 새겨진 일생은 배우 그 자체였다.

 

어떻게 배우가 되었나?

나 같은 경우는 좀 특이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배우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동극부 활동을 했는데 일반 글보다 희곡 읽는게 너무 재밌었다. 새로 부임한 연극 담당 선생님이 초등학교에서는 전무후한 3인극을 했다. 제목이 나비를 따라간 소년 이었는데 내가 소년 영수 역을 맡았다. 마지막에 내가 죽음에 이르게 되는데 초등학생이 죽음을 어떻게 표현하겠는가? 고민하다가 그냥 죽자. 그래서 딱 누워있었다. 죽을 시간이 되자 눈을 감았는데 눈에 가득 고여있던 눈물이 흐르면서 눈물자국을 선연히 남겼다. 객석에서 난리가 났다. 선생님들이 꺽꺽하면서 울었다. 그때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것 같다. 뭐라고 표현은 못하지만 이 느낌을 가질 수 있는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서울과 광주 두 지역의 연극판의 느낌은 어떤가?

연극의 판도 자체가 바뀌었다. 예전에는 기업의 투자를 유치한다거나 대표가 판을 깔았다. 그렇기 때문에 대표의 권한이 막강했다. 배우를 극단 내에서 뽑아서 썼고 제작 여건을 전부 내부에서 해결했다. 지원금 없이. 그러니까 막말로 작품이 깨지면 아파트 전세에서 월세로 가고 월세에서 사글세로 가는 현상이 있었다. 지금의 연극은 지원금 아니면 누가 제작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치열함이 예전보다 못한 것 같다. 대학로에서의 지금은 끊임없이 활동하는 독립군들이 있다. 그런 분들이 연극의 밑바탕을 잡아주고 있지만 대부분 그 토대에서 놀고 있는 대학로의 연극들은 로맨틱코미디다. 젊은 친구들을 폄훼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한참 배워야 할 친구들이 무대에서 주인공을 맡고 부정확한 딕션을 한다. 이것은 관객에 대한 모독이라 생각한다. 답답하다. 그런 것에 비하면 광주에서 느낀 것은 정말 작은 지원금을 가지고 조물조물 만들려고 하는 마음의 모양새는 훨씬 더 이 친구들이 이쁘네?” 이런 생각이 들게 한다.

 

가벼운 질문이다. 연극 무대에 설 때 희극과 비극 중에서 어느 쪽이 더 취향인가?

채플린이 그런 말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은 비극이다. 그 한마디가 희곡을 정리한 것 같다. 나 같은 경우는 구분 짓고 싶지 않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희극 쪽의 연기가 관객들이 반응을 하는 것 같다. 돌아가신 고 김형곤 형이 나를 굉장히 아꼈다. 나에게 코미디를 하라고 권했다. 코미디는 타이밍이다. 그걸 잘 하는 사람이 김형곤 형이다. 그 형이 인정한 사람이 나다. 등신과 머저리라는 작품이 있는데 그 작품이 요즘 말하는 멀티배역의 시초다. 원작에선 19역인데 형곤이형이 자꾸 배역을 줬다. 대본에서 고심한 흔적이 느껴져서 나 안 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114역을 했다.

 

배우로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정말 일화가 많다. 방송에서의 일화를 소개하자면 예전에 대물이라는 드라마에서 배우 권상우가 검사다. 나는 검사실의 검찰 수사관으로 나왔다. 6화쯤 찍고 나서 다음 화 대본을 보니 검사를 때려치더라. 근데 계속 씬이 있었다. 분명히 검사실이 아웃 되면 사라질 줄 알았는데 여자 수사관이던 레이싱 모델 구지성과 계속 씬이 잡혔다. 7회를 더 출연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구지성씨가 17회 계약을 사전에 했다. 그러니까 나는 곁다리로 나간 것이었다. 그 친구가 내가 없이 혼자 나가면 내용에 혼선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나와 움직이면서 계속 나왔다. 덕분에 쏠쏠했다. 또 죄와벌이라는 드라마에서 형사반장을 1년 했다. 내 집이 인덕원인데 조금 나가면 사당이라는 곳이다. 인파가 많이 붐비는 곳이고 시외로 빠져나가는 곳이라 항상 검문검색이 심하다. 평소에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데 전철을 갈아타려고 사당에서 내리면 안에서 불심검문하는 경찰이 있다. 근데 이 사람들이 나만 보면 경례를 한다. 다들 분명히 내 고참인데 어디서 봤지?” 하고 긴가민가 한다. 비슷한 예로 형사들의 특징은 자켓을 입고 있어도 항상 운동화를 신고 있다. 당구를 치려 당구장에 들어갔는데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하고 생전 처음 본 사람이 인사를 하며 이쪽으로 발령 받으셨습니까?”하기에 응 그러네하고 답했다.

 

이번에 무대에 오르는 연극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나?

이번 연극은 2인극이다. 아버지하고 아들이 2명 출연한다. 벌써 아버지로 출연할 나이가 되어버렸다. 아들이 유목민적인 삶을 꿈꾼다. 근데 엄마 없이 아들 하나에 모든 기대를 하고 살아가는 아버지에게는 청천벽력이다. 아들은 가출이 아닌 출가를 한다. 어디 산에 들어가서 텐트치고 별자리보고 꽃 이름을 적으면서 스크랩한다. 아버지가 가서 잡아오고 또 도망가고. 그러던 차에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아들을 설득하기 위해 찾아가는 이야기다. 굉장히 코믹하게 그렸고 아들을 데려가려는 아버지와 자연적인 삶을 원하는 아들과의 밀고 당기는 그런 연극이다.

 

자신의 연기 철학과 연기를 지망하는 많은 후배들에게 조언

재작년 신년에 후배가 덕담을 요청했다. 그 때 준비도 안했는데 툭 튀어나온 말이 배우는 늘 달궈져 있어야 한다.” 그 말을 툭 했다. 내가 해놓고도 멋진 말이다 생각했다. 기회가 없다고 징징되는 것보다 항상 만들어놓고 준비한 사람들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근데 제품을 제대로 만들 생각하기에 앞서서 판로부터 걱정한다. 그리고 학교에서 강의를 할 때도 학생들에게 프로필을 만들어 주더라. 프로필 주면 아이들 받아쓰는 사람이 누가있냐 하니. 그래도 프로필을 돌리고 해야 되는 것이란다. 나는 그것에 찬성할 수 없다. 배우라는 직업은 잘못 인식하면 그냥 공부하기 싫으니까 하는 것이다. 천만에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다. 그래야 습득해 알게 된 만큼 연기로 표현할 수 있다. 주변에서 잘한다는 그 끼는 휘발되는 것이다. 나이가 들며, 시간이 가며 사라지는 것이다. 실력을 따박따박 채워야 하는데 노는 기분으로 액세사리처럼 나 드라마 찍었다이런 기분으로 연기하면 절대 안된다. 나는 이것을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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