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切唯心造(일체유심조)
一切唯心造(일체유심조)
  • 최원창 기자
  • 승인 2021.06.09 0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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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길현경

이 시대의 워킹맘이 그렇듯 나의 일상은 아침 일찍 직장으로 출근해 퇴근길에 다시 집으로 출근하는 숨 가쁜 삶이 반복되는 20년을 살아왔다.

딸애가 올해 대학에 입학하면서 그나마 한숨 돌릴 시간이 생겼다.

오늘은 부처님의 자비가 나처럼 고된 일상을 살아가는 중생들에게 주시는 꿀 같은 휴일인 석가탄신일.

한동안 실외 활동을 못 해서 인지 시원한 야외로 나가고 싶었다.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나마 등산은 괜찮지 않을까 하여 가까운 계룡산 남매탑으로 향했다.

부처님이 주신 고마운 휴가이니 힐링 겸 오늘 생일을 맞이한 부처님께 인사하고 오는 것도 괜찮을듯했다.

아마도 12월 성탄절엔 예수님한테도 같은 마음일 테지만…….

산행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숲속의 싱그러움이 벌써 터 느껴진다. 때마침 며칠 전에 내린 비로 인해 계곡에 흐르는 청량한 물소리는 숲속의 아름다움을 귓속말로 속삭여 들려주는 듯했다.

사람들이 계절의 여왕을 5월이라 말하지 않아도 이미 나는 여왕님을 알현하고 있었다.

숲의 맑은 공기는 마스크를 뚫고 코를 통해 내 몸속 깊은 허파의 끝에 닿았고 심장은 내 몸 구석 말초에까지 그 싱그러움을 전달해 주었다.

특히 하늘을 바라보면 햇빛에 비친 연녹색 나뭇잎들과 파란 하늘이 어우러져 예술 사진을 방불케 했다.

남매탑 안쪽에 작은 암자가 있다.

‘호랑이를 살려준 스님이 정말 이 암자를 지었을까?’ 하고 학창시절 엉뚱한 생각을 한 기억이 떠올랐다.

혼자 괜한 실웃음이 나온다.

그윽하고 인자한 부처의 모습에서 중생들에 대한 사랑과 자비가 느껴진다.

애초에 모든 종교의 가르침은 사랑과 용서, 화합 일진 대 인간들은 자기 종교가 최고라며 다른 종교인들과 전쟁도 불사한다.

중세시대 십자군 전쟁을 비롯한 이후 수많은 전쟁이 상대 종교를 인정하지 않아 벌어지는 전쟁들이었다.

요즘 세계를 경악하게 만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로 수많은 어린아이가 폭격의 희생양이 된 모습은 전 세계인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더구나 그 전쟁의 시작이 이슬람의 성지인 곳에 이스라엘 경찰이 난입하면서 시작됐다는 언론 소식은 그들이 숭배하는 종교가 가르치는 참뜻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

법정 스님의 책에 이런 글이 있다.

‘평화의 적은 어리석고 옹졸해지기 쉬운 인간의 마음에 있다.

평화를 이루는 것도 지혜롭고 너그러운 인간의 그 마음에 달린 것이다.

평화란 전쟁이 없는 상태이기보다는 인간의 심성에서 유출되는 자비의 구현이다.

우리는 물고 뜯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서로 의지해 사랑하기 위해 만난 것이다’라고.
一切唯心造(일체유심조) 유행가 가사에도 나오는 ‘모든 게 마음먹기 달렸다’는 뜻이다.

그 어떤 종교를 막론하고 그들이 믿는 종교의 진실 된 가르침을 실천하여 강자의 질서대로 약자가 따라가야 하는 그런 세상은 어디에도 없길 부처님 오신 날 남매탑을 바라보며 간절히 빌어본다.

글쓴이: 길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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