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월, 충남도청 대회의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청년정책조정위원회를 주재하며 “청년이 머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지방은 소멸한다”고 말했다. 그가 민선 8기 출범 이후 줄곧 강조해온 ‘청년 중심 도정’의 핵심 메시지다. 충남도는 올해 청년정책에 총 4557억 원을 투입하며, 일자리·주거·교육·복지·문화·참여 등 5대 분야 112개 과제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 청년이 떠나는 도시, 구조를 바꿔야 한다
충남은 수도권과의 거리, 산업 구조의 한계, 문화 인프라 부족 등으로 청년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충남의 20대 순이동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김 지사는 이를 “도시의 구조적 문제”로 진단하며, 단순한 지원이 아닌 구조 개혁을 강조했다.
청년정책은 단순한 복지나 이벤트가 아니다. 김 지사가 말한 “청년이 머물 수 있는 구조”는 결국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일이다. 스마트농업, 교육 인프라, 소통 강화 등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 성과는 아직 미지수다.
△ 스마트농업, 청년을 불러들일 수 있을까
충남도는 홍성군에 682억 원을 투입해 스마트농업 육성지구를 조성 중이다. 스마트팜 생산시설, 공동 물류 거점, 청년농 창업 인큐베이팅 시설을 포함한 이 사업은 농업을 미래산업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김 지사는 “청년이 농촌에 정착해야 농업 구조가 바뀐다”며 “기술과 자본이 결합된 스마트농업은 청년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농 A씨는 “기존 농업보다 수익성이 높고, 기술 기반이라 진입 장벽이 낮다”며 “도에서 제공하는 컨설팅과 장비 지원이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스마트팜 1호 농장인 ‘온프레시팜’은 연간 1억5000만 원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농업 중심의 청년정책에 대한 우려도 있다. 도시 청년 B씨는 “청년이라고 해서 모두 농업에 관심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도시 청년을 위한 문화·주거·일자리 정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교육 인프라 확충, 청년의 미래를 설계하다
충남도는 내포신도시를 중심으로 교육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다. 충남대 내포캠퍼스와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캠퍼스가 2028년 개교를 목표로 설립 중이다. 두 기관은 지역 내 고급 인재 양성과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핵심 프로젝트로 꼽힌다.
또한 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사업을 통해 24개 대학과 협력해 지역특화산업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건양대는 디지털·IT·모빌리티 분야, 호서대는 창업중심 대학으로 지정되어 청년 창업과 기술 인재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사업을 통해 지역발전과 연계한 전략적인 대학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별 산업 수요에 맞춘 인재양성과 청년들의 일자리, 정주 여건 마련을 연계해 ‘지역인재 양성-취·창업-정주’의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며, 각 대학은 모빌리티, 디스플레이, 반도체, 바이오, 스마트팜 등 특화 분야를 중심으로 혁신 역량을 강화한다.
교육청과 협력한 고교생 진로체험, 대학생 전공 연계 취업역량 강화, 사회초년생 대상 금융·노무 교육 등도 함께 추진 중이다. 이는 청년의 생애주기별 교육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접근으로 평가받고 있다.
△ 주거, 청년의 삶을 지탱하는 기반
충남도는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청년 주택임차보증금 이자지원’과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료 지원’이 있다. 농어촌 지역에는 청년 임대주택과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해 청년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충남형 도시 리브투게더’와 ‘농촌 리브투게더’는 공공주택 공급을 다양화하고, 청년의 주거 선택권을 확대하는 데 목적이 있다. 또한 ‘주택안심계약 도움 서비스’를 통해 계약 과정에서의 불안 요소를 줄이고 있다.
김 지사는 “청년이 머물기 위해선 주거가 안정돼야 한다”며 “단지화된 주거환경과 생활 인프라가 함께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복지·문화,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
충남도는 청년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복지·문화 정책도 강화하고 있다. 고립·은둔 청년을 위한 심리상담과 사회복귀 지원, 저소득 청년을 위한 내일저축계좌, 자립준비 청년을 위한 수당과 정착금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문화 분야에서는 ‘청년예술인 아트페스티벌’, ‘청년문화예술패스’, ‘충남형 워케이션’ 등이 운영 중이다. 안서동 대학로에는 청년 문화예술 거리도 조성되고 있으며, 9월에는 전국 규모의 청년 페스티벌이 예정돼 있다.
청년 C씨는 “문화와 여가가 있어야 지역에 머물 수 있다”며 “단순한 일자리보다 삶의 풍요로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참여와 소통, 청년을 정책의 주체로
충남도는 청년을 정책의 수혜자가 아닌 생산자로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참여 구조를 마련했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청년네트워크, 청년 거버넌스 운영 등은 청년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통로다.
‘충남청년포털’은 중앙·도·시군의 정책 정보를 통합 제공하며, 온라인 정책 제안과 커뮤니티 기능도 갖추고 있다. 또한 ‘청년 한달살이 갭이어 프로그램’, ‘생활공구 대여사업’ 등은 지역 정착을 위한 생활 밀착형 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 지사는 “청년과의 소통은 이벤트가 아니라 구조”라며 “청년이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성과와 과제, 무엇이 남았나
충남도는 국무조정실이 실시한 ‘2025년 청년정책 우수기관’ 평가에서 2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며 정책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정년들의 실질적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보다 효과적인 홍보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김 지사는 최근 실국원장회의에서 “청년·저출산 정책이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며 정책 점검을 지시했다. 이는 단기적 지원보다 장기적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반영이다.
청년정책은 단순한 예산 투입이 아니라, 도시의 구조를 바꾸는 일이다. 김태흠 지사가 청년과의 소통을 전략이 아닌 철학으로 받아들인다면, 충남의 미래는 한층 더 단단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