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모녀'와 판박이인 사건에 "같은 실수 반복 말고 생각을 전환해야"
세 모녀'와 판박이인 사건에 "같은 실수 반복 말고 생각을 전환해야"
  • 황민우 기자
  • 승인 2022.08.24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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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모녀' 비극을 막기 위해

"김동연표 핫라인? 이런 식이면 비극 반복돼"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는 "세상 살기 너무 힘듭니다"는 아홉 장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등졌습니다.

남편의 사업부도와 별거, 자녀들의 희귀병, 나쁜 일자리에서의 산재, 급기야 가장에게 암까지 잇따라 찾아온 이 가족에게 대한민국 복지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정치권은 앞다투어 '세 모녀'를 더 잘 찾아낼 수 있는 복지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복지를 약자복지로 바꾸자는 야당 비난을 곁들이면서, 빈곤층을 '잘 찾아서 챙기자'고 말합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들이 도지사에게 전화를 걸 수 있는 핫라인이 필요하다 합니다.

단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비극은 반복됩니다.

돌아가신 분들의 사연부터 정치권의 대응까지 8년 전 <송파 세 모녀> 사건과 판박이이기 때문입니다. 그 때도 복지사각지대를 줄이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땜질을 해도 다른 곳에서 구멍이 터지면 손 쓸 도리가 없습니다.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화해도 전입이 안 된 분들을 보호할 수는 없었습니다.

콜센터를 설치해도 전화조차 걸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주민센터에도 전화를 못 거는데, 도지사에게 어떻게 전화하겠습니까?

변화무쌍한 불행의 양상에 행정은 언제나 무력합니다. 추심이 무서운 이들은 전입을 할 수 없고 관공서와 얽히는 것도 꺼립니다.

세 모녀의 사례처럼 불행은 다발적으로 연쇄되어 덮쳐오는데 말입니다. 소득 자산 연령 장애여부 부양자 직업 결혼여부 등등 온갖 수급기준은 융통성이라고는 없습니다. 아무리 경쟁적으로 지자체와 부처들이 복지대책을 내놓아도, 세금을 허투루 쓴다는 시선 때문에 자격심사를 강화하고 여기에 부담을 느낀 사람들은 아예 신청하지 않거나 신청하더라도 탈락됩니다.

대상자를 철저히 찾아내는 것은 그렇지 않아도 업무가 과도한 사회복지 공무원들의 처우를 악화시키고 막대한 돈과 인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렇다고 완벽히 해낼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극단적인 선별복지의 강화는 재원 자체를 절약하려는 생각으로 연결되고, 88% 재난지원금처럼 국민을 가르고 분열시키며, 같은 시민을 세금을 낭비하는 '벌레 같은 존재'로 격하시키곤 합니다.

조건 없이 소득을 보장하는 기본소득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현 정부처럼 고소득자와 대기업, 자산가들에게 혜택을 주는 과세 감면을 시행하기보다는 차라리 그 돈을 국민의 통장에 송금하는 것이 낫지 않습니까? 현재의 소득공제를 절반으로 줄이고 토지세와 탄소세를 포함한 조세개혁을 동반한다면 월 3-40만원 수준의 기본소득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복지사각지대의 국민들과 복합적으로 닥쳐오는 삶의 위기 속에서 불안해하는 국민들에게 방파제가 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과거에 얽매여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바랍니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선별복지의 강화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돌아가신 세 모녀의 명복을 빕니다.

 

2022년 8월 23일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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