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학교 신임 총장으로 김인곤 설립자의 손자가 취임했다고 한다. 그의 나이 37세. 전국 대학 신임교수의 평균 나이가 40대 초반이니 37세의 나이는 총장이 아니라 그냥 조교수로 발령만 받아도 주변으로부터 교수가 빨리 되었다고 부러움을 살 나이이다. 그런 그가 총장까지 한다고 한다.
외국 같으면 37세면 대통령도 할 나이이다. 그러나 그의 교육ㆍ사회 경력으로 볼 때 그의 총장 취임은 지나치다. 우선 그를 총장으로 받들 교직원들의 심적 상처가 매우 클 것 같다. 아무리 사립학교 인사라지만 이것은 아니다. 지방대학 사정이 매우 어려운데 저런 방식의 학교 경영을 하면서 광주대 교직원과 재학생, 동문 그리고 지역사회에 어떻게 어려움과 지원을 호소할 수 있을까?
우리 지역 사립대학 중 광주대학은 재단이 학교를 비교적 잘 운영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광주대학 교수들도 재단에 대해 비교적 좋은 평가를 했다. 다른 모 대학 교수들이 자기대학 재단에 대해 행한 평가와 대조적이었다. 설립자인 김인곤 전 이사장이 토대를 잘 만들어놓은 덕분이었다. 때문에 나도 광주대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졌다.
그러나 이번 총장 인선을 보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광주대가 이제 우리 지역에서 가장 후진적인 사학으로 전락해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1980년대까지 조선대가 지녔던 족벌 사학의 이미지를 광주대가 계승하는 것 같다. 설립자이자 신임 총장의 할아버지인 고 김인곤 이사장이 오늘의 광주대학 모습을 가장 아쉬워할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시정했으면 좋겠다.
최영태(전남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