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이 열어주는 새로운 길: 코로나19 팬데믹과 인권-생태
재난이 열어주는 새로운 길: 코로나19 팬데믹과 인권-생태
  • 김성훈 기자
  • 승인 2020.05.2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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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윤정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선임연구원
주윤정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선임연구원

1. 재난이 열어주는 새로운 길

코로나 19 상황은 우리가 그동안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여러 문제들을 드러내고 있다. 방역의 차원만이 아니라 다양한 인권문제 그리고 생태계의 문제들이 제기되고, 이런 취약성(vulnerability)에 전면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재난 이후 사회는 엄청난 속도로 변화할 것으로, 재난은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줄 가능성이 높다. 이 글은 그 새로운 길을 생명의 취약성이란 차원에서 검토하고자 한다.

역사적으로 팬데믹, 전쟁과 같은 대규모의 재난은 사회 변화에 큰 영향을 주었다. 스페인 독감은 사회의학과 건강보장에 대한 근대적 관념을 형성1)했다. 또한 본격적인 복지국가의 건설은 2차 세계대전의 상황 속에서 가능해졌다. ‘복지국가(welfare state)’란 말 자체가 ‘전쟁국가(warfare state)’와의 경쟁 속에서 등장2)했다. 전쟁으로 인해 전장으로 파견된 남성 노동력을 대체하기 위해 여성의 사회참여가 증가했으며, 전후 처리 과정에서 사회보장이 확대되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포스트코로나에 대한 다양한 담론과 계획이 각축을 벌이는 것 역시 이런 재난 이후의 역사적 경험에서 비롯된다.

재난은 인류에게 엄청난 고통을 야기하기도 했지만 그것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이후 세계는 조금씩 이전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공공의 토대를 마련해갔다. 그래서 앞으로 코로나 19 팬데믹이란 재난을 우리가 어떻게 견디어 냈고, 이후 어떻게 대응하는가는 포스트코로나 사회 체제의 근간이 될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작가 나오미 클라인이 이야기했듯이 재난을 매개로 기존의 이익을 공고히 하고 탈취하려는 재난자본주의의 작동 가능성3)도 높다.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고통의 경험이 재난자본주의의 사냥감이 될 것인지, 혹은 재난을 기초로 탄생한 20세기 복지국가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사회적 전환의 출발점이 될지는 아직은 열려 있을 것이다.

현재 코로나 19 이후의 뉴노말에 대한 각계각층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비대면 의료를 필두로 디지털 뉴딜, 그리고 그린 뉴딜을 동시에 강조하고 있다. 빌게이츠 재단은 한국의 KT와 같이 코로나 19를 대비할 수 있는 ICT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한다. 한국의 방역능력과 건강보험 기반의 충실한 의료데이터들은 앞으로 의료 산업의 발전에서 핵심적 자원으로 기능할 것이다. 하지만, ICT, 디지털, 의료데이터라는 것은 누군가의 질병 경험, 신체적 고통, 다시 말해 물질적 세계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디지털 언택트 환경과 데이터는 살아있는 생명체가 없다면 아직은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 코로나 19가 드러내고 있는 핵심적 교훈은 물질 세계에 존재하고 있는 생명의 취약성(vulnerability) 그 자체이다.

특히 코로나 19가 인수공통전염병, 생태계의 교란과 위기 속에서 등장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서, 언택트 디지털 경제를 가속화하는 것과 인권-생태 사회를 지향하는 것 중 둘 중 무엇이 더 이 상황에 대한 더욱 시급하고 적절한 대처인지에 우선순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인류는 일견 과학기술을 통해 자연을 극복한 것처럼 보였지만, 유한한 생명을 가진 존재로서의 취약성이 예기치 않은 순간에 계속 증폭되고 이를 여실히 경험하고 있다.

2. 생명의 취약성과 불평등한 건강

코로나 19 이후 우리는 무엇보다도 생명의 취약성에 대해 관심이 필요하다. 코로나 19 팬데믹은 인간의 취약성과 생명의 연약함을 드러내고 있기에, 생명(life) 자체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유엔 등에서 발표하는 코로나 19관련 문건에는 무엇보다도 생명을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있다. 인공지능 등 과학기술의 엄청난 발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질병 앞에 연약한 존재라는 것이 드러났다. 백신과 치료약의 개발은 요원해 보인다. 또한 바이러스는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하지만, 전염병의 전개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취약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코로나 19관련 문건들을 살펴보면 취약집단(vulnerable group)에 대한 보호를 최우선의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도 초기의 희생자들은 정신병원의 장기입원자들이었다. 20년 가까이 정신병원에 장기입원했던 환자들이 최초의 사망자들이었고 그 병원에서만 116명이 집단감염되었으며 사망자도 7명에 이르렀다. 그들의 죽음은 정신병원의 열악한 수용 환경으로 인해 비롯되었다. 미국 및 서구에서도 흑인들과 노인요양시설의 사람들의 치명율이 상당히 높으며, 사망자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누구나 걸릴 수 있지만, 사망에까지 이르는 과정은 의료접근성과 평소의 건강에 따라 상이하다. 이렇듯 전염병 팬데믹에서 건강의 불평등은 가시화되고 있다.

그리고 방역의 상황에서 정부에 공식적으로 등록되지 않은 사람들은 마스크를 구입할 수 없었다. 한국 사회의 이주민들의 마스크 구입은 어려웠다. 성별 정정 신청을 한 트랜스젠더들은 마스크 구입시 본인이 맞냐는 질문을 지속적으로 받으며 차별의 시선을 감내했다. 중국에 다녀오지도 않은 한국내 중국인들은 중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바이러스 취급받았다. 이렇듯 코로나 19는 사회 속에 존재했지만 가시화되지 않았던 다양한 경계와 차이들은 선명하게 만들고, 때로는 혐오와 공포, 낙인을 증폭시켰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기존의 사회정책, 인권규범 등 인류사회가 공동으로 구축해온 제도와 장치 등을 통해 신속히 대응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 19 상황에서 가장 취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인간이 생명체이기에 전염병 앞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으며, 이런 문제에 대해 사회는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의 과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과학기술, 의료적 치료뿐 아니라 전염병 상황에서 특히 취약한 생명에 대한 적극적이고 신속한 보호가 필요할 것이며, 이를 위해 인권 규범과 보호장치들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3. 인수공통전염병과 생태적 취약성

한편 코로나 문제는 단순히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생태적 취약성에서 비롯되는 문제이다. 현재 등장하고 있는 감염병은 대체로 인수공통전염병이 많다. 80년대 이후 등장하는 신종 전염병의 75% 이상이 인수공통전염병이다. 그리고 대규모 축산 및 생태 서식지 파괴로 인해 이런 현상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수공통감염병이 증가하는 것은 대규모 서식지의 파괴, 생태계의 파괴와 관련이 있다.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의 저자 콰먼은 “어떤 동물종이라도 새로운 숙주가 될 수 있지만, 호모 사피엔스인 경우가 가장 많다. 가장 자주, 가장 심하게 그들의 생태계를 침범하기 때문이다. 풍부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바로 우리다.”4)라고 말했다. 제레미 리프킨 역시 이런 신종전염병의 상황은 기후변화, 생태 서식지 파괴의 문제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래서 코로나 19문제를 우리고 근본적으로 성찰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생태적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과 대응 회복의 노력들이 필수적이다.

많은 전염병 전문가는 코로나 19의 2차 파도에 대한 경고와 더불어 전염병 X의 위험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지구생태계에는 수많은 바이러스가 존재하고 있는데, 급속한 개발의 여파로 동물과 생태계에 존재하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건너오고 있는(spillover) 빈도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인간은 더 많은 팬데믹의 위험 앞에 노출되어 있다. 전염병의 위험을 일찍이 알려온 빌게이츠 역시 다음의 전염병은 이번 코로나 19처럼 높은 전염력 그리고 코로나 19보다 더 높은 치명율로 인류사회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많은 과학자들은 이것이 기후변화과 밀접히 연동되어 있다고 말하고 있다. WHO 역시 기후변화가 인수공통전염병의 증가와 상당한 영향이 있다고 논의5)하고 있다. 전염병 전파 패턴의 변화는 기후변화의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 댐이나 농업, 도시화, 산림황폐화 등 다양한 요인들이 서식지를 파괴하고, 그것은 바이러스와 인간의 접촉의 빈도를 높이고 있다. 기후변화는 탄소배출의 증가를 의미하고 그만큼 자연 생태계의 서식지 파괴의 결과로 인수공통전염병의 출현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래서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는 연결되어 있는지 몰랐던 다양한 관계의 얽힘(entanglement)을 목도하고 있다.

4. 국제인권·보건 영역에서의 취약성에 대한 공동의 대처

코로나 19만이 아니라 이후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감염병 X에 대응하기 위해서, 우리는 백신 개발, 치료약 개발 등의 방식도 중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코로나 19와 같은 인수공통전염병의 증가에 대해 숙고해야 하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다양한 차원에서 국제 규범 및 기구, 보호장치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우선 코로나 19로 인해 드러난 핵심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과 실행장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ICT기술을 통해 보다 선진화된 감염원 추적만큼이나, 생태적 위기에 대한 적극적 대응 역시 필요할 것이다.

첫째로 국제 인권 규범 및 문제 해결 방식에서 인권과 생태의 문제를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인권 규범과 생태 규범을 함께 하는 것의 문제가 필요하다. 뉴노말을 논의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인간과 인간 아닌 존재들과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규범적 논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존의 개념과 체계만으로 이 현상을 해석하고 분석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시도가 필요할 것이다. 인간 아닌, 인간 너머의 존재들의 권리와 문제들을 인권-생태 틀 속에서 고민해야 할 것이다. 본격적으로 인간 너머의 권리(more than human rights)가 국제인권규범 체제 내에서 고민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후 지속가능한 발전목표, 기후변화협약, 생물다양성 협약과 국제인권규범의 융합과 공동 실천 방향 모색은 중요한 인권-생태 영역의 과제가 될 것이다.

두번째로 인간 아닌 생명체, 자연의 권리를 권리 장전에 기입하려는 노력에 주목해본다. 에콰도르에는 파차마마, 자연 어머니의 권리가 헌법에 명문화되기도 했다. 뉴질랜드에서는 강이 법인격(legal personality)을 갖게 되었다. 이런 사례 모두 소수민족의 자연관념이 법체계 안에 들어오는 것이다. 실제의 법적 효력이 어느 정도일지는 불분명하지만 전세계에서 자연, 인간 아닌 존재의 권리에 대한 논의와 규범화는 지속되고 있다. 권리를 단순히 자격과 능력의 차원이 아니라, 실제로 사회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로 규범화하고 있는 이런 경험에 주목해본다.

세 번째로는 중국의 생태문명 전략을 주목해본다. 코로나 19의 발원지인 중국에서는 ‘생태문명’을 중요한 사회적 전략으로 강조해왔다. 중국은 기존의 생태문명 사회를 새로운 발전전략으로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코로나 19이후 중국에서는 코로나 19가 인수공통전염병에 의해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강력한 자연보호 정책, 생물안전에 대한 강조를 하며, 야생동물 거래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생태문명적 관점에서 코로나 19의 상황에 대한 논의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생물의 안전은 생태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태계의 보호가 인간의 생존과 번영과 밀접한 것임을 강조하며, 코로나 19 상황에서도 생태문명 전략을 지속할 것6)이라 한다. 또한 신냉전의 도래가 예상되고 있는 현재, 전세계 공중보건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생태문명적 전략이 국제 공중보건체계와 환경보호기구에 어떤 영향을 줄지 면밀히 살펴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코로나 19의 원흉으로 비난받고 있는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어느 정도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단순히 수사에 불과할지는 아직은 불확실하다.

마지막으로 공중보건에서 원헬스7)의 흐름이 있다. 생태와의 공존을 단순히 환경오염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은 공중보건에서 새로이 등장하는 흐름 중의 하나이다. 인간의 질병을 위한 국제기구로 WHO가 있다면, 동물 감염병을 위해서는 세계수역국인 OIE가 있다. OIE를 필두로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위한 공중 보건 체계에 대한 논의들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원헬스 원웰페어의 개념이다. 국제사회에서도 원헬스의 개념을 통해 건강의 문제를 접근하기 시작하고 있다. 원헬스의 개념은 인간-동물-환경이 하나의 건강의 관계망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건강의 문제 역시 관계성 속에서 동물의 건강과 인간의 건강, 환경의 건강을 한 틀에서 인식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한국에도 월헬스 논의는 적극적으로 소개되고 있다. 이에 더 나아가 원웰페어, 인간의 복지와 동물의 복지를 한 틀에서 사고하는 흐름도 등장하고 있다. 아마도 코로나 19 이후 방역체계에서 인간의 질병과 동물의 질병을 공통으로 파악하고 사고하며 대응하는 체계는 강화될 것이다.

5. 자연과 기술의 공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경향들이 자연을 절대시하거나, 자연으로의 무조건적 복귀를 논하는 낭만적 태도는 아니다. 자연에 대한 열망과 낭만화는 어떻게 보면, 자연으로부터의 위협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지 않은 안전한 도시인들의 사치일 수 도있다.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봉쇄된 도시와 해변에 홍학, 돌고래, 산양떼 등 동물이 돌아오고 자연이 회복됨을 찬양하고 있다. 하지만 가디언의 칼럼니스트인 케난 말릭은 이들은 자연의 위협에서 가장 자유로롭고 안전한 이들이라 말한다. 가장 취약한 이들은 자연의 위협(태풍, 자연재해) 등에서 노출되어 있는 저개발국가 사람들이며 이들은 코로나 19에도 역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다. 자연은 보호해야할 대상이기도 하지만 위협이기도 하기에, 인류는 자연을 극복하며 근대 사회를 발전시켜왔다. 그래서 저개발국가의 많은 사람들은 자연을 극복하고, 자연으로부터 인공적이고 도시의 삶을 획득8)하고자 한다. 결국 적절한 지속가능한 발전과 자연의 공존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앞으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코로나 19로 인해 준비해야 할 생태적 전환은 단순히 “자연으로 돌아가라”라는 낭만적이거나 목가적인 태도가 아니라, 근대문명이 구축한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의 새로운 공존의 질서와 규범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될 것이다.

개발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생명체들이 함께 번성하며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적정한 삶의 방식과 생태수용력을 고민하는 것에서부터 포스트코로나 이후의 사회질서에 대한 논의는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인간의 안전과 번영은 생태계와 공존할 때만 가능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포스트코로나 사회의 청사진을 그리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우선 가장 취약한 인구집단과 지구별의 다양한 생명체의 관점과 문제로부터 코로나 19 이후의 사회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 듯하다.

인권규범에서 보장하는 깨끗한 공기에 대한 권리가 인간만이 아니라 이 지구에 거주하는 모든 생명체들이 향유해야 하는 것이라는 자각에서 포스트코로나에 대한 대응을 출발해볼 수 있다. 아프리카의 철학자 음벰베는 깨끗한 공기에 대한 보편적 권리를 논의하면서, 이런 권리는 인간만이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물체가 갖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폐에 작용하는 것을 지적하며, 지구상의 모든 생물들이 깨끗한 공기를 향유하고, 건강하게 숨을 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9)하고 있다. 지구 생태계의 거주자들은 인간만이 아니며 다양한 생명체의 삶의 터전임을 인식하며 이를 보장하는 것이, 인간을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대비책일 수도 있다. 해양은 개발되고 인간을 위해 언제건 착취될 수 있는 자원만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체들이 거주하고 있는 삶의 터전으로 우리는 돌고래, 그리고 크릴새우와 이 바다를 어떻게 사이좋게 나누어 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또한 포스트코로나에서 뉴노말에 대해 고민하며 다양한 존재와의 경계와 관계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인간 너머의 존재들, 동물, 식물, 바이러스 그리고 사람이 아닌 기계들과 어떻게 관계를 새로이 맺으며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과 대응, 규범과 보호장치의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가시화된 경계에 대해서는 포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다양한 생명체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더욱 관심을 두고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아마존 산림파괴, 호주 산불 등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생태계 서식지 파괴 및 기후변화의 직간접적 영향으로, 인류는 그동안 경험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바이러스와 팬데믹 X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최선의 행동은 서식지 보호와 생태와의 공존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이며, 재난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집단에 대한 적극적 돌봄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주장하고 있다. 현재의 코로나 19 팬데믹이 나오미 클라인이 말하는 재난자본주의의 사냥터가 될 것인지, 혹은 기존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며 생태사회·생태적 전환의 기점이 될지는, 지금부터의 고민과 준비에 달려있다. 우리는 어떤 길을 가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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