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A과장은 SNS 단체채팅방을 통해 산하기관 임직원에게 휴일, 심야나 새벽을 가리지 않고 업무를 지시하거나 자신의 업무를 떠넘김
# 공공기관인 B공사는 정보시스템 구축계약을 하면서, 당초 납품하기로 한 것보다 훨씬 고가의 장비를 동일한 가격에 납품하도록 상대방에게 요구
# ○○학교 C교장은 학교급식실에서 식사를 하지 않고 급식실 영양사에게 음식을 교장실로 가져오도록 하고 빈 그릇은 다시 영양사가 치우도록 함
앞으로 위 사례와 같이 공무원이 직무권한을 남용해 민원인이나 부하직원 등의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하거나 할 필요가 없는 일을 시키는 이른 바 갑질 행위를 하면 징계를 받게 된다.
[퍼스트뉴스=심형태 기자]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 이하 국민권익위)는 공무원 갑질 행위의 개념과 유형을 구체화하고 신고자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의 공무원 행동강령 개정안이 1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다음 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공공분야 갑질 행위는 시급히 청산되어야 할 대표적인 생활적폐로 손꼽혀 왔다. 그러나 갑질 행위에 대한 구체적 개념이나 기준이 없어 가해자나 피해자도 이를 의식하지 못한 채 관행처럼 반복됐고 신고자나 피해자의 보호도 미흡했다.
이에 정부는 올해 7월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공공분야 갑질 근절 종합대책’을 추진하기로 하고, 그 대책의 일환으로 공무원 행동강령을 개정하여 갑질 행위의 개념과 유형을 구체화하며 신고자에 대한 보호조치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개정은 공무원의 갑질 행위의 개념을 구체화하고 갑질 대상에 따라 다섯 가지의 유형으로 구분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해당 공무원은 징계처분을 받는다.
우선 국민권익위는 갑질 행위를 ‘공무원이 직무권한 또는 지위·직책 등의 영향력을 행사해 민원인이나 부하직원, 산하 기관·단체 등의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하거나 의무가 없는 일을 부당하게 요구하는 행위’로 규정했다.
이와 함께 갑질 행위의 유형을 대상에 따라 ▲ 공무원→국민 ▲ 공무원→공무원 ▲ 공공기관→국민 ▲ 상급기관→하급기관 ▲ 공무원→민원인·부하·하급기관 직원 등 5개로 구분했다.
예를 들어, 앞의 사례에서 나타난 A과장의 행위는 ‘공무원→하급기관’에 대한 갑질, B공사의 행위는 ‘공공기관→국민’에 대한 갑질, C교장의 행위는 “공무원→부하직원‘에 대한 갑질에 해당한다.
또 직무관련 공무원에게 직무와 관련이 없거나 직무의 범위를 벗어나 부당한 지시·요구를 하는 행위(공무원→공무원), 공무원이 소속기관 또는 산하기관에 자신이 소속된 기관의 업무를 부당하게 전가하거나 비용ㆍ인력을 부담하도록 하는 행위(상급기관→하급기관)도 갑질에 포함된다.
이와 함께 ‘부패방지권익위법’상 부패행위 신고자 보호 규정을 적용해 누구든지 갑질 행위 신고자의 신원을 공개하거나 신분상 불이익조치 또는 근무조건에 차별을 주는 것을 금지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도록 해 갑질 행위 피해자가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도록 신고자 보호조치를 한층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