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뉴스=국회 장수익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삼성 계열사 에버랜드가 노조와해를 시도한 사실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이로 인해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과 모 전 에버랜드 전무 등 13명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의 혐의로 무더기 기소되었다.
삼성은 그룹 내 계열사들에 노동조합이 생기자 미래전략실을 통해 그룹 차원의 ‘노사 전략’까지 마련했다. 이를 토대로 삼성은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도록 한 복수노조 제도를 교묘하게 악용하여 에버랜드에 일명 ‘알박기 어용노조’를 설립하며 노조활동을 방해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은 에버랜드 노조 집행부들을 고의로 징계·해고하려 불법 정보를 수집해 경찰에 넘기는 등 감시를 일삼고, 심지어는 조합원의 가족들까지 미행해가며 노조를 무력화시키려 했으니 그 치밀함과 악독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시도에 이어 에버랜드 노조와해 의혹까지 드러나며, 삼성이 계열사들의 노조업무를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방해했음이 분명해졌다. 이미 삼성은 노조와해를 위한 T/F를 구성해 임원급을 배치하고,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며, ‘노조파괴 전문가’로 알려진 변호사까지 고용했던 사실마저 만천하에 드러난 바 있다.
삼성이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초일류 기업이자 대한민국 대표 기업인 것은 분명하나 노조와의 관계 설정과 대응만큼은 21세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구시대적이고 추악한 게 사실이다.
노조와해 공작은 헌법 및 노동관계법령에서 보장하는 ‘노동3권’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법위에 삼성이 있을 수 없고 기업이 노동자 위에 군림하는 시대도 끝났다. 사법당국이 엄정한 수사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삼성 노조와해 공작의 실체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나서주길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