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노후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행복한 노후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 이용교(광주대학교 교수, 복지평론가)
  • 승인 2014.10.2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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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노후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이 주제는 얼마 전까지 미래에 닥칠 남의 이야기이었는데, 이제는 눈앞에 닥친 나의 문제이다. 할아버지 시절에 노후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니었다. 수명이 길지 않았고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아서 일손을 놓는 날과 숟가락을 놓는 날간에 차이가 없어서 스스로 혹은 가족이 노후를 대처했다. 설사 긴병에 걸린다고 해도 의료비도 크게 들지 않았다.

아버지 시절에 평균수명은 늘고, 일손을 놓은 후에 질병에 시달리는 기간도 길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평생 동안 농사를 지어 모은 논밭이 있었다. 당신이 모은 재산은 어머니와 자녀들에게 물려주었다. 팔십이 넘은 어머니도 소일하면서 살아간다. 빌려준 논에서 받은 쌀로 양식을 하고,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으로 병원도 다니며, 자녀들이 준 용돈으로 생활한다. 가장 힘이 되는 돈은 5년간 가입하고 받은 국민연금과 국가가 주는 기초연금이다. 연금은 매달 정해진 날에 통장으로 입금되기에 효자보다 낫다. 큰 병만 걸리지 않으면 그럭저럭 살 수 있다.

베이붐 세대인 우리의 노후는 어떤가? 30년간 공무원으로 일한 연금수급자조차 노후를 걱정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노인은 공무원연금(군인, 사립학교 교직원 포함), 국민연금, 그리고 기초연금 수급자로 나뉜다. 또한 부부공무원, 부부교사와 같은 연금 수급자, 부부가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 한명만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 기초연금만으로 살아가는 사람 등으로 더욱 세분될 것이다.

따라서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는 안정된 소득을 확보해야 한다. 국민연금의 경우 65세까지 가입기간을 늘릴 수 있고, 수급 연령을 연기할 수도 있다. 조금 오랫동안 가입하고 늦게 받더라도 노후에 좀 더 많은 액수를 타는 것이 복지이다.

소득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출을 줄이는 것도 행복의 지름길이다. 집의 크기를 줄이면 관리비도 줄고, 차의 크기를 줄이면 보험료, 세금, 연료비도 줄어든다. 외식을 줄이고 집밥을 늘리면 적은 돈으로 보다 여유있게 살 수 있다. 나들이 갈 때 마실 것과 먹을 것을 준비하면 지출을 줄이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노후에 일을 한다면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것이 좋다. “왕년에 내가”로 시작하면 일이 꼬이기 쉽다. 지나간 세월은 다시 오지 않는다. 왕년의 내가 차지했던 자리는 이미 다른 사람의 자리이다. 땀 흘려 일하는 것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노후에 비용을 가장 효과적으로 줄이는 방법은 건강관리이다. 일년 동안 아껴 모은 돈보다 한번 병원에 가서 쓴 돈이 더 많을 수 있다. 응급실에 가면 접수에서 퇴원까지 모두 돈이다. 건강보험으로 처리되지 않는 검사비에, 환자가 선택할 수도 없는 선택진료(특진비)로 큰 돈을 쓰기 쉽다. 고혈압, 당뇨, 관절염 등으로 평생 동안 먹어야 할 약값은 또 얼마인가?

따라서 건강을 챙기려면 담배를 끊고, 술을 줄이며, 산책을 생활화하여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 몸에 좋다는 약이나 건강식품보다는 제철 음식으로 세끼를 잘 챙겨먹고, 산책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가까운 곳은 걸어서 다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운동량을 늘리고 체중은 줄이며 근육을 보전해야 한다. 노년에 운동신경을 잘 유지해야 골절 등 치명적인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행복한 노후를 좌우하는 최대의 요인은 인간관계이다. 어느 정도 소득이 있고 건강해도 가족, 친구, 이웃 등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면 삶의 질은 크게 떨어진다. 함께 사는 가족은 물론이고 분가한 자녀들도 서로 사랑하며 살기가 쉽지 않다. 친밀한 관계일수록 기대감이 크고, 어린 시절부터 사랑과 미움이 교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친밀하다는 이유로 허물없이 한 말이 더 큰 상처를 줄 수도 있기에 상대의 마음을 살펴서 말과 행동에 조심해야 한다.

행복한 노후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는 환경의 영향을 받지만, 각자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의해 좌우될 수도 있다. 운명이나 남의 탓을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노후를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자신과 가족의 행복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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