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작품으로 강의를 많이 했지만 스페인에서 아몬드 나무와 사이플러스 나무를 직접 본 이후에야 고흐가 그 나무를 그린 이유와 사람들에게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그제서야 알게 되었듯이ᆢ
그저 맛있는 나주배만 관심이 있었을 뿐 배나무까지 관심을 기울이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반남면에서 배나무를 마치 분재나무처럼 정갈하고 운치있게 만든 배농장을 지나다니면서 주인께 배농사 과정을 물어보았습니다.
이후 농원 하나하나ㆍ배나무 한그루 한그루를 유심히 보게 되었습니다.
1년에 한 번 잭팟을 터뜨리는 추석명절 배 판매를 위해 농부들은 12월~2월 전지작업 3월 가지묶기 (가지유인 작업) 농약작업 4월 꽃 인공수분 농약작업 5월 적과 (열매 솎아내기) 등등 일년내내 수많은 작업들을 해내야 합니다.
2월인데도 누구네 농장 배나무는 장발이고
부지런한 농부는 벌써 가지치기를 다 해놓았네요. 가지치기를 다 한 농부는 이제 수직본능의 배나무의 가지를 수평으로 눕혀서 열매에 볕이 잘들고 잘 익도록 가지들을 지지대에 잘 묶어 놓아야 합니다.
이제껏 배나무가 수평으로 누워있는 줄 몰랐습니다.
벌이 없어 인공수정한 후 봉다리 씌우기만 힘든 줄 알았습니다.
나주배가 맛있는 건 거친 배나무를 분재처럼 가꾸는 부지런한 손 맛이라는 걸 체득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부터는 배 먹기가 미안할 것 같습니다.
팔벌려 가지런한 배나무들은 아름답습니다.
역시 아는만큼 보이나 봅니다 ~!
시골 와서 많이 배웁니다.
고흐가 본 프랑스 시골의 그저 흔한 나무 모습들처럼 배나무가 수평으로 누워있는 모습 ㆍ어깨동무하면서 하얀 꽃대궐을 만드는 우리나라의 그저 흔한 배나무와 농부들의 아름다운 시골 봄풍경을 그려보고 싶네요~!
남정숙 대한민국 문화예술인포럼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