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지난 7일 발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는 경제 및 복지정책 시행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평균소득은 6470만원에서 6762만원으로 4.5% 올랐다. 물가상승률 5.1% 높아져 처분가능소득은 조금 개선되는데 그쳤다. 특히 세금, 연금, 사회보험료, 이자비용 등의 비소비지출은 1280만원으로 지난 해보다 8.1% 상승했다. 고금리로 소비로 갈 지출이 이자비용으로 전환되어 민간수요 증대로 이어지지 않아 경기회복을 그만큼 어렵게 했다.
주택가격이 떨어지고, 고금리로 이자비용이 늘고, 임금상승률보다 물가상승률이 앞서면서 가계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부)의 가치도 떨어졌다. 2023년 3월말 기준으로 국내 가구당 평균 자산은 5억2천727만원으로 1년 전보다 3.7% 감소했다. 2012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11년만에 처음이다.
소득분배는 약간 나아졌다. 2022년 지니계수(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다)는 0.324로 전년보다 0.005 줄어들었다.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비율을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5.76배로 0.07배 포인트 낮아졌다. 이것은 고령화 등으로 하위 소득 계층이 주로 일하는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의 일자리가 늘어나 취업자 수가 증가했고, 정부의 공공일자리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았기 때문이다.
가장 가난한 사람의 어려움은 좋아지지 않았다. 상대적 빈곤율(소득이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4.9%로 0.1%p 상승했다. 가장 낮은 임금을 받거나, 일하지 못해 연금으로 생활하거나, 이런 저런 이유로 노동시장에서 탈락한 청년, 노인, 여성 등의 서민이 체감하는 삶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당대표는 “60세 이상 어르신들이 일자리 찾기에 나서면서 평균 소득과 소득분배가 개선되어 다행이다”면서도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하지 못하는 노인, 청년, 여성’의 경제적 곤궁함은 전혀 개선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원진 당대표는 “일할 수 없는 노인에게는 공적부조를 늘리고,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청년에게는 노동시장에서 원하는 교육을 제공하여 취업에 뛰어들도록 자신감을 심어주어야 한다”며, “정부가 조금 더 세심한 정책으로 ‘가장 어려운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