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광주’를 열어가는 법
‘더불어 사는 광주’를 열어가는 법
  • 이용교(광주대학교 교수, 복지평론가)
  • 승인 2014.07.1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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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부터 민선 6기 지방자치의 시대가 열렸다. 광주광역시 윤장현 시장의 취임을 축하드린다.

윤장현 시장은 취임사에서 “더불어 사는 광주”를 위해 “참여하는 자치도시, 평등한 인권도시, 안전하고 푸른도시, 따뜻한 복지도시, 넉넉한 경제도시, 꿈꾸는 문화도시”로 가꾸겠다고 밝혔다. 그가 약속한 “사람의 생명, 사람의 가치, 사람에 대한 존중을 우선하는 행정”을 지키길 기대한다.

희망광주준비위원회는 “따뜻한 복지도시”를 열어가기 위해 5가지 정책방향과 15가지 추진과제를 발표하였다. 준비위원회의 보고서는 선거공약집인 ‘100년 광주를 위한 윤장현의 약속’을 계승한 것이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빼고 방향만 밝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윤장현 시장이 “따뜻한 복지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민간 사회복지계와 활발히 소통하고 긴밀하게 협력해야 할 것이다. 그는 후보시절에 광주사회복지유권자연대가 제안한 12개 핵심정책의제 중 ‘인화학교 부지 활용’에 대해서만 장애인계와 충분히 협의한 후에 결정하기로 유보하고, 나머지를 모두 수용한 바 있다.

사회복지계가 요구한 핵심 정책과 시장 준비위원회의 추진과제를 비교하면, 광주복지기준선의 마련, 광주형 복지마을 만들기, 어린이·청소년 친화도시 조성, 고령화사회 복지정책, 장애인종합지원센터와 발달장애인 지원센터 설립, 광주 주거복지기준선과 주거복지 실천 등은 일치하거나 매우 유사하다.

하지만 복지계가 제안한 사회복지종사자의 처우개선, 민간위탁제도와 법인 전입금 개선, 고령화 사회에 따른 민·관협의회 구성 등은 준비위원회의 보고서에 언급되지 않았다. 시장은 후보시절에 이를 수용하겠다고 약속하였지만, 좀 더 숙고가 필요하다고 인식한 듯하다.

광주광역시는 전체 예산의 34% 이상을 복지비로 쓰기에 복지행정을 혁신하지 않으면 안된다. 복지부시장이나 복지특보를 만들고, 복지건강국, 여성가족정책관, 기획실 등에 전문성과 열정을 갖춘 사회복지직 공무원을 집중 배치시켜 복지행정의 전문성과 지속성을 높여야 한다. 민관이 협력하여 따뜻한 복지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 사안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첫째, 시민의 기초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시민이 정책결정에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인 ‘광주시민복지기준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것을 속도감있게 추진해야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복지기준선을 민관 합의로 만들고 서울형 복지를 의욕적으로 추진하여 좋은 평가를 받았다.

둘째, 숙의를 거쳐 준비된 광주복지재단을 설립하여 싱크탱크를 만들고, 과학적인 기초자료와 청사진에 근거한 광주형 복지를 구현하기 바란다. 전문성과 열정을 갖춘 사회복지직 공무원을 복지정책의 기획부서에 집중 배치하고, 민간 사회복지사들이 공무원에 준하는 처우를 받기로 한 법률을 지켜서 민관협력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 바란다.

셋째, 광주형 복지공동체는 퍼주는 복지, 세금만으로 하는 복지로는 구현될 수 없고, 주고 받는 품앗이 복지, 시민이 적극 참여하는 복지로 구현될 수 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일부 시민을 위한 잔여적 복지의 틀을 벗어나서 모든 시민을 위한 보편적 복지를 구현해야 한다. 모든 시민이 출생에서 사망까지 생애주기별로 욕구에 맞는 복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시민 복지교육을 실행해야 한다.

넷째, 저출산과 고령사회에 대비한 복지대책은 기초소득, 건강, 주거, 교육, 돌봄 등을 단편적으로 보장하는 전통적인 복지로는 불가능하다. 시민이 스스로 상황과 문제를 인식하고, 자주적으로 해결하도록 돕는 창의적인 복지를 구현해야 한다. 예컨대, 1,242개소인 경로당을 어르신을 위한 여가생활과 평생교육의 공간으로 혁신하고 주민들과 소통하는 마을복지문화센터(일명 “주민의 집”)로 활용해야 한다.

다섯째, 따뜻한 복지도시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시민을 섬기는 자세가 중요하다. 예컨대, 국군통합병원터에 “꿈의 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당장 병원터의 빗장을 풀고 편의시설 등을 갖추어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지하철 2호선을 건설하는 데는 시간과 예산이 들지만, 광천터미널과 지하철 농성역 혹은 화정역만을 순회하는 ‘다람쥐 시내버스’를 5분 간격으로 배차하면 대중교통 분담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윤장현 시장이 “따뜻한 복지도시”를 만들기 위해 구체적인 정책을 만들고 시행할 때 사회복지계는 동반자로서 협력할 것이다. 따뜻한 복지도시, 더불어 사는 광주는 행정의 혁신과 시민의 참여로 이룰 수 있다. 지금 여기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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