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다’와 ‘잘살다
잘 살다’와 ‘잘살다
  • 오명하 기자
  • 승인 2017.08.06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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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병현 미래인재역량개발연구소 대표

[퍼스트 뉴스=광주 오명하 기자]   ‘한국 젊은 사람들의 모습은 모두 비슷한 것 같아요’ 얼마 전 외국사람들이 나오는 토크쇼에서 들은 이야기다. 마냥 기분 좋은 말은 아니다. 그런데 그것이 어디 겉모습뿐이랴! 생각하는 것들도 비슷비슷 하다. 좋은 학교 나와서 좋은 직장에 취업하고, 결혼해서 알콩달콩 사는 행복을 마음속으로 그린다. 세계 제일의 인터넷 망 덕분에 생각이 공유되고 소통이 잘 되어서인지, 그들이 그리는 꿈도 ‘표준화’ 되어있다면 지나친 생각일까?

‘잘살다’는 의미는 부자로서 잘사는 것이라고 한다. 반면 ‘잘 살다’의 의미는 인생의 가치와 의미적인 측면에서 잘 사는 것이라고 한다. 서점에서 판매되는 자기계발서의 대부분 ‘잘살다’에 방점을 둔 저서가 대부분일 것이다. 스펙 쌓기, 연애 잘하기, 돈 버는 법, 리더십, 성공사례 등. 취업이나 성공에 목말라 있는 사람들이 있는 한 얼마간 이러한 책들은 계속적으로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삶에 대한 기술적인 테크닉보다 삶을 대하는 기본적인 관점, 즉 생각과 태도가 중요하다. 왜냐하면 외부적인 환경이 아무리 변하여도, 결국 자신의 생각과 태도가 삶을 대면하는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어떠한 문제도 그 사람이 가진 생각과 태도의 범주를 벗어날 수 없으며 이는 ‘잘 살다’와 ‘잘살다’의 갈림길이 되는 것이다.

우리의 삶에 대한 튼실한 바탕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사유하고 자성하면서 체득되어 간다. 자신의 자존감과 정직성, 타인에 대한 관대함, 일에 대한 성실성, 세상을 대하는 긍정적인 관점들이 삶을 지탱하는 뼈대가 된다.

자신에게 정직하다는 것은 자신과 맞서는 것이다. 이는 자신과 맞장 뜨는 서릿발처럼 엄격한 지기추상(持己秋霜)의 정신과 상통한다. 자신의 능력이나 가치에 대해 포장하지 않고 사실로 받아들이는 자세다. 자신의 무절제에 대한 부끄러움이나, 게으름과 나태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일이며, 자신에 대한 연민, 자기변명, 자기합리화에서 탈출하는 일이다. 또 현실로 부터 안주나 실패의 두려움에서 자신을 끄집어내어 껴안는 것이다. 사람은 내안의 나와 갈등에서 자신의 실체와 정직하게 마주할 때 비로소 자신의 내면에 또 하나의 힘이 생기게 된다. 나아가 자기가 처한 현실이 네 탓이 아니고 내 탓임을 자각했을 때 자신의 삶에 대한 주인공이 된다. 이때에야 비로소 자신을 꼿꼿이 받쳐줄 수 있는 자존감이 생긴다.

많은 사람들이 삶에서 가장 스트레스 받는 것은 사람 때문이라고 말한다. 가장 큰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것도 사람이요 가장 힘들고 화나게 하는 것도 사람이다. 오죽하면 ‘천금을 주고 좋은 이웃을 산다(千金買隣)’고 했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좋은 인간관계의 기본은 관대함 이라고 한다. 관대함은 ‘마음이 너그럽고 크다’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관대해지고 마음이 너그러워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타인에 비교해서 자신의 탁월함을 기초로, 갑의 위치에서 베푸는 차별적 관대함이나 무관심의 친절한 관대함은 논외다. 상대편의 입장을 이해하고 느낌을 공감하며, 그들의 동기와 욕망을 이해할 줄 아는 관대함을 말한다. 우월적 갑의 위치에서도 나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만큼 상대방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너그러워진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 그럼에도 관대함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인간이 자유 의지로 선택할 수 있는‘모든 덕(德)들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숙명적으로 사람들과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참으로 너그러운 마음 지키고 가꾸기가 어렵다. 그래도 ‘사람을 봄바람처럼 따뜻하게 대하라(待人春風)’는 채근담의 글귀를 생각한다.

한편 일이라는 것은 단순히 생계수단 이상의 의의를 가지고 있다. 일을 통해 사회생활에 참여하고 기여하며 다른 사람들과 유대를 맺는다. 그러므로 일에 대한 성실성은 자신의 삶을 알차게 영위하기 위해 요구되는 기본 덕목이다. 모든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 사람이 지혜가 부족해서 일에 실패하는 경우는 적다. 교묘함 보다는 서투르더라도 정성과 마주 했을 때 감동이 온다. 성실하다고 믿었던 사람이 잔꾀를 쓰거나 변명하면 마음이 시큰시큰 아파온다. 특히 자신이 하는 일이 자신과 맞지 않다고 정성을 다하지 않는 모습에서는 절망에 가까운 안타까움을 느꼈다.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고 살아간다고 해도 충분한 살만하다고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더욱이 지금 하고 있는 일 속에 내가 좋아하는 요소가 몇 가지 있다는 것 만 으로도 자신에게 존중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일에 정성을 다할 수 없다면 다른 일을 한다고 해도 기대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래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일 때문에 불면의 밤이 계속되거나 평생 한(恨)이 된다면 지극정성을 다 할 일이다. 참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어리석게 비춰질 수 있다.그의 어리석게 보이는 성실함만이 산을 옮겨놓지(愚公移山) 않던가! 사람에게 늘 부족한 것이 정성일 뿐이다. 그래서 자사(子思)는 이렇게 말한다. “성실함은 하늘의 도(道)요, 성실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은 사람의 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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