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상인의 도전정신으로 한국경제를 일으키자”
병영상인의 도전정신으로 한국경제를 일으키자”
  • 이상룡 기자
  • 승인 2017.02.2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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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에서 유 창조한 전통상인 정신으로 돌아가야 위기극복
▲ <사진 = 주희춘국장>

[퍼스트뉴스 = 전남 강진 이상룡 기자] ‘북에는 송상(松商), 남에는 병상(兵商)’이라는 말이 있다. 북쪽에는 개성상인이, 남쪽에는 병영상인이 있다는 말이다. 송상은 황해도 개성지역에서 발달한 전통상인으로 조선시대 한강 이북 지역을 주름잡던 상인세력이다. 병영상인은 조선시대 전라병영이 있던 전라남도 강진지역에서 발달한 상인세력으로 남쪽지역 상권을 휩쓸었던 상인세력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개성상인에 대한 연구는 많았지만 병영상인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상태였다. 이번에 병영상인을 연구한 최초의 박사학위 논문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전남 강진군 강진일보 주희춘 편집국장이 24일 전남대학교 전기학위수여식에서 ‘병영상인의 상인정신에 관한 연구’란 주제로 경영학 박사학위 논문을 받는다.

20여년 동안 고향 강진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하면서 만든 결실이다.

주 국장은 이 논문을 통해 병영상인이 통일신라시대 장보고가 강진일대에 청해진을 설치하면서 태동하기 시작해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 전라병영이 강진에 설치되면서 급격한 발전을 이뤘고, 이후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 후 오늘날까지 상인정신을 계승하면서 발전하고 있는 상인세력이라고 설명했다.

논문은 오늘날 한국사회와 한국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통상인 정신의 부활이 필요하고, 특히 병영상인의 상인정신이 강력한 원동력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서구사상에 입각한 경영철학과 기업이념, 기업가정신이 큰 물결을 이뤘지만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성을 무시한 이같은 서구의 경영이론은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논문은 병영상인의 사례로서 한말 강진일대에서 큰 한약재상을 한 강재 박기현과 일제강점기 대 부호였던 김충식, 아남그룹 창업자 김향수, 대선제분 창업주 박세정,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 등 강진출신 대표 기업가를 분석했다. 또 중소 병영상인 20여명을 인터뷰해 그들의 상업활동 과정을 파악한 결과 병영상인 정신이라는 공통의 철학과 사상을 승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논문은 병영상인에 대한 문헌연구와 각종 자료 분석, 인터뷰 등을 통해 병영상인 상인정신을 도전정신(Challenge), 신용제일주의(Credibility), 상생주의(Win-Win), 근검절약과 겸손(Saving & Humility) 4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병상의 무기는 도전정신이었다. 병영상인들은 상업을 시작할 때 밑바닥 생활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직 장사의 기본을 배운다는 신념으로 상업을 시작했다. 창업에 두려움이 없었던 셈이다. 이같은 장사 입문 방식은 훗날 사업을 키우면서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는 무기가 됐다. 병상은 항상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사업을 시작할 때 두려움 없이 호랑이굴로 들어가는 것도 병상의 특징이었다. 병상은 늘 정면 승부를 택했다. 이같은 병영상인 정신은 오늘날 세계경제 침체와 국내 기업환경 악화로 극도로 위축돼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 ‘전통상인 정신으로 적극적인 기술개발과 시장개척에 나서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둘째, 병상의 생명은 신용이었다. 상인이 신용을 잃으면 목숨을 잃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신용을 지켜야 할 일이 있으면 목숨을 걸었다. 대외적인 신용뿐 아니라 내부적인 신용도 중시해 신뢰경영이 가능했다. 병상들은 한번 맺은 인연은 끝까지 갔다. 신용도 자본이라는 확신도 분명했다. 병영상인의 신뢰관계는 후대에 승계되는 모습도 뚜렷했다. 셋째, 병상의 상식은 상생(相生)이었다. 장사는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일찍 깨달았다. 자신이 잘 되려면 상대방도 성공해야 한다는 사실을 뼈 속 깊이 알고 있었다. 상생은 함께 성장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회사 인력이 다른 곳으로 스카우트 돼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회사가 아무리 어려워도 함부로 근로자를 정리해고하지 않았다. 공유가치경영도 일찌감치 선보였다. 지방거래처에 직접 투자해서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마련해 주었고, 지방거래처가 본사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길도 터주었다. 상생을 위해서는 인재육성이 중요하다고 보고 육영사업에 적극 나선 것도 병상의 상인정신이었다

넷째, 병상의 기본은 근검절약과 겸손함이었다. 근검절약은 생활 속에서 이뤄졌다. 병상은 ‘재물을 모으는 것은 절약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서울까지 자기 땅만 밟고 갔다는 부자도 장손의 버스비조차 함부로 주지 않았다. 병상은 부모님으로 물려받은 근검절약 정신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병상은 주변 관리를 잘 했다. 자식교육도 철저히 시켰다. 병상은 상업을 하면서 밑바닥에서부터 고생을 했기 때문에 늘 겸손했다. 상대방에게 고개를 숙일 줄 알았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할 줄 알았다.

주희춘(50) 국장은 “한국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과 중국 제조업의 추격,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창궐,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등 국내외 악재가 겹치고 있으나 경영 방식은 과거 고도 성장시기 성공 모델에 매달려 꼼짝 않고 있다는 진단을 받고 있다”며 “무에서 유를 창조한 우리나라 전통 상인의 정신을 적극적으로 흡수해 제2의 도약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국장은 충북 청주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우리나라 해양표류 사건에서 보이는 리더십위 중요성 연구’란 논문으로 정치학석사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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