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주 질환을 알면 건강이 보인다
치주 질환을 알면 건강이 보인다
  • 이채은 기자
  • 승인 2015.07.13 09: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치아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생존에 필수적인 음식 섭취에 직접 관여하기 때문이다. 치아를 이용한 저작(咀嚼, 음식물을 씹는 일)은 음식물을 자르고 잘게 쪼개는 소화과정의 첫 단계일 뿐 아니라 위장의 기능·기억력·면역력 등에도 관여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광주전남지부 최경자치과원장으로부터 치주질환의 예방과 관리에 대해 알아본다.100세 시대, 치아부터 챙겨야 건강 안심 치아가 빠지거나 상해서 제대로 씹지 못하면 당장 소화기에 문제가 생긴다. 구기태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충분히 씹지 않으면 침이 분비되지 않고, 음식물이 잘게 쪼개지지 않기 때문에 위·장 같은 소화기에 많은 부담을 줘 소화불량,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기 쉽다”고 말했다. 충분히 씹지 않으면 침뿐 아니라 활성산소를 없애는 역할을 하는 페록시다아제라는 효소도 잘 나오지 않는다. 얼마 전 치아가 건강하지 않은 노인일수록 빨리 늙는다는 덴마크의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100세 시대가 머지않았다. 건강에 대한 관심, 특히 치아 건강에 대한 관심은 100세 시대를 앞두고 있는 우리에게 당연한 것일 수밖에 없다. 100세까지 건강한 치아를 위해 가장 흔한 치과 질환인 치주병(잇몸병)과 이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치주 질환의 종류 보건복지부의 구강보건실태 조사 결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19세 이상 성인의 70%가 치주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잇몸병이라고도 하는 치주병은 심장질환, 당뇨병, 뇌졸중, 만성폐쇄성폐질환, 폐렴에 관여할 뿐 아니라 조산을 유발하고 저체중아 출산율을 높이는 무서운 질환이다. 치주 질환은 통상 치아를 유지해주는 치아 주위 조직인 잇몸·치주인대·치조골(잇몸뼈)에서 일어나는 염증 질환을 말한다. 대개 잇몸 부위 염증(치은염)에서 시작해 잇몸뼈 주변까지 진행되고(치주염), 방치할 경우 이를 뽑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치주 질환이 심해지면 치아가 심하게 흔들리는데, 이를 흔히 ‘풍치’라 한다. 예컨대 잇몸에 염증이 생기는 치은염에서 시작해 잇몸뼈 주변까지 염증이 생기는 치주염으로 진행되는 셈이다. 또 치아가 흔들리는 풍치가 생기면 찬물을 마실 때 이가 시리고, 잇몸이 붓고 분홍빛이 아닌 검은 빛을 띠는 경향이 있다. 양치질을 할 때 피가 나고 입 냄새가 심하거나 치아가 흔들리고 잇몸이 간지러운 증상도 나타난다. 자고로 인생은 씹어야 맛이라고 했건만, 잘 씹지 못하는 치주 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숫자는 적지 않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3년 치주 질환으로 외래 진료를 받은 사람이 793만 명으로 이는 외래 다빈도 질환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치주 질환 왜 생길까 치주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은 치석과 플라크다. 플라크는 구강 내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결합해 생성되는 부식·산독성 물질이다. 구강 질환의 직접적 원인인 플라크는 투명한 막 형태를 띠고 있으며, 24시간 지속적으로 형성된다. 플라크 안 세균이 잇몸에 염증을 일으켜 치주 조직을 파괴하고, 정상적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치석으로 발전해 치주 질환을 유발한다. 플라크는 이외에 치아 표면에 넓게 침착되어 산을 발생시키고, 치아 법랑질을 손상시켜 치아우식증(충치)을 유발한다. 치석은 플라크와 타액(침)이 치주낭의 칼슘·인 등 무기질과 결합해 굳은 결정체로 플라크와 치석 등으로 치주 질환이 악화되면 발치할 수 있다.

또 나이가 들수록 침의 양이 줄어든다. 침은 플라크를 어느 정도 씻어 내는 역할을 하는데 나이 들수록 침샘이 위축되어 플라크 생성을 부추긴다. 평소 복용하는 약 중에 타액 분비를 억제하는 부작용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치주 질환의 원인이 된다. 흡연도 치주 질환의 진행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흡연을 하면 실제 치주조직이 많이 파괴되었음에도 피가 나고 붓는 등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억제해, 마치 치과에 가지 않아도 될 것처럼 느끼게 한다.

성인의 절반 이상이 앓고 있는 치주염 잇몸 질환이 진행되면 잇몸뿐 아니라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치조골까지 영향을 받는다. 이때 치조골이 녹는 질환을 치주염이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성인의 절반 이상이 치주염을 앓고 있다. 치조골이 파괴되면 잇몸이 곪거나 치아가 시리고 흔들려 음식 먹을 때 불편하다. 잇몸염증이 연(軟)조직에만 국한되면 간단한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치조골이 손실되면 원래 상태로 회복은 불가능하다. 초기 잇몸 염증은 스케일링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스케일링으로 치석을 제거할 수 있는 범위는 잇몸 아래 0.1~0.2cm이다. 심각하다면 치근활택술 혹은 잇몸 수술이 불가피하다. 치근활택술은 4~6회에 걸쳐서 부분적으로 치료한다. 잇몸 아래 뿌리 표면에 존재하는 치석이나 치태뿐 아니라 세균에서 생긴 내독소(염증을 일으키는 세균의 주된 구성요소)와 염증조직을 함께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잇몸수술법은 치주낭을 줄이기 위해 사용한다. 치주낭이란 치조골의 손상이 심해 잇몸과 치근 사이에 벌어진 틈인데 이곳에 이물질이 끼기 쉽다. 치주낭은 잇몸을 절개해 젖힌 뒤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제거한다. 잇몸을 잘라내면 깊어진 치주낭을 정상 수준인 0.3cm 수준으로 만들 수 있다.치주 질환 치료법 치주 질환 진단은 치주낭 검사와 치과방사선 검사가 기본이다. 우선 치주낭 검사는 치주 질환을 진단하는 데 가장 중요하고 확실한 방법이다. 건강한 잇몸인 경우 치주낭(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부분) 깊이가 1~3mm 정도인데, 치주 질환이 진행되면 잇몸이 붓거나 잇몸뼈가 흡수되어 깊이가 더 깊어진다. 치주낭 측정기를 이용해 치아 주위 6군데 깊이를 측정해 4mm 이상인 부분이 많으면 치주 질환으로 진단 할 수 있다. 치주낭 검사와 더불어 치주 질환진단에 가장 많이 쓰이는 검사가 방사선 검사다. 치아마다 방사선사진을 따로 찍는 것이 정확하지만 최근에는 모든 치아와 잇몸뼈가 한 장에 나오는 파노라마 방사선사진을 많이 사용한다. 방사선사진으로 잇몸뼈가 파괴된 정도와 치근의 형태, 치석, 치아우식증 등을 진단할 수 있다. 이외에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는 기본적으로 임플란트 등의 치료가 병행되지 않으면 필요 없는 검사이니 이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치주 질환 방치하면 암 부를 수 있다 치주 질환을 떠올리면 치은염이나 치주염 등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잇몸질환이 암이나 치매처럼 치주와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질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치주 질환은 입속의 세균이 증가하면서 생성된 치태가 독성을 유발해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치태는 빨리 제거되지 않으면 서서히 딱딱한 치석으로 변해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틈틈이 관리가 필요하다. 미국 뉴욕대학이 건강상태가 비슷한 미국인 1만 2,000명을 잇몸질환 여부에 따라 두 집단으로 나눈 뒤 18년(1988~2006년) 후에 두 집단의 암 사망률을 비교한 결과, 치주질환자의 암 사망률이 2.4배 더 높았다. 특히 구강암·위암·췌장암 같은 소화기 계통의 암이 많이 발생했다. 원래 건강한 사람이라도 구강에는 700종류 이상의 세균이 약 2억 마리 정도가 살고 있는데, 치주 질환이 있으면 혈류에 인터루킨이나 티엔에프알파 같은 염증성 인자가 증가하게 된다. 이런 염증성 물질은 암세포의 증식을 활발하게 만든다.

치아 건강에 해로운 습관 먼저 얼음을 씹는 습관을 들 수 있다. 얼음에는 특별한 성분이 들어있지 않지만, 얼음을 씹어 먹다가는 이가 깨질 수 있다. 이로 병을 따거나 플라스틱 포장지를 뜯는 습관 역시 마찬가지로 이를 부서지게 하거나 빠지게 할 위험이 있다. 이를 가는 습관을 방치해도 치아 건강에 좋지 않다. 이를 갈면 치아가 조금씩 마모되기 때문이다. 흡연도 치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담배의 니코틴 성분은 치아를 착색시키고, 잇몸병을 유발한다. 또한 담배는 구강암과 설암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혀에 피어싱을 하는 것도 치아 건강에 해롭다. 혀를 뚫어 설치한 금속성 장신구가 이를 부서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혀 피어싱은 잇몸을 다치게 하고, 입속에 세균 증식을 유발하기도 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광주전남지부 최경자치과원장은 “치주 질환이 암을 비롯해 당뇨·심혈관계 등 다양한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매년 세계에서 발표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치주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며 “현대인들은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지만 바쁜 일정 탓에 치주 건강을 잘 챙기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구강을 잘 관리하는 것이 암을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구강 내 세균관리를 잘 하면 적어도 치주 질환을 예방하는 데에는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퍼스트뉴스를 응원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이 퍼스트뉴스에 큰 힘이 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본사주소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성대로16길 18 실버빌타운 503호
  • 전화번호 : 010-6866-9289
  • 등록번호 : 서울 아04093
  • 등록 게제일 : 2013.8.9
  • 광주본부주소 : 광주 광역시 북구 서하로213.3F(오치동947-17)
  • 대표전화 : 062-371-1400
  • 팩스 : 062-371-7100
  • 등록번호 : 광주 다 00257, 광주 아 00146
  • 법인명 : 주식회사 퍼스트미드어그룹
  • 제호 : 퍼스트뉴스 통신
  • 명예회장 : 이종걸
  • 회장 : 한진섭
  • 발행,편집인 : 박채수
  • 청소년보호책임자 : 대표 박채수
  • 김경은 변호사
  • 퍼스트뉴스 통신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퍼스트뉴스 통신.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irstnews@first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