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도는 광주 작은 도서관 이대로 놔둘건가

2014-02-07     WBC복지뉴스

광주시가 전국 최초로 추진하고 있는 ‘작은 도서관’ 지원 사업이 겉도는 것으로 드러났다. 규모 확장에만 치우치다 보니 부실 운영되고 있는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감독관청인 광주시가 지원만하고 지도 관리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본보가 최근 작은 도서관 43곳 중 40곳을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절반이 넘는 24곳이 계단을 올라가야만 이용할 수 있는 곳에 있었다고 한다. 조례에 규정된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의 접근에 장애가 없어야 한다’는 조항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 일부 도서관의 경우 영하의 날씨에도 난방이 되지 않아 모포를 깔고 책을 읽어야 한다니 사실상 제역할을 못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용객이 있는데도 소등을 해 햇빛을 찾아 책을 읽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연출이 되고 있다. 심지어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1시가 넘어 찾아 갔는데도 문이 닫혀있는 곳도 많다고 하니 ‘주 5일 이상, 하루 8시간 개방’으로 규정된 운영시간이 무색할 정도다.

사서의 전문성도 문제가 있다고 한다. 대부분 자원봉사자가 사서를 맡으면서 책 정리가 잘 안 돼 제대로 꽂혀 있는 책이 없었으며, 열람 검색 또한 제대로 되지 않아 헛걸음하기 일쑤라는 것이다.

작은 도서관은 매년 10억 원이 넘는 예산이 지원되고 있다. 그런데도 시민들이 집 가까이서 책과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은 온데간데 없고, 되레 독서문화를 망치고 있다는 비판만 사고 있다. 이는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의 전형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광주시는 철저히 실태를 파악한 후 이용객 중심의 실질적인 개선책을 내놔야 한다. 방만한 곳은 과감히 정리하고, 제대로 운영되는 곳은 키우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부실하게 운영되는 곳이 없도록 관리감독부터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