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있는 시계

2020-10-23     유훈 기자
유점순

전남 장흥군 장동면에 자리한 해동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안중근 의사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사당이다. 해동사는 1955년 장흥 유림 안홍천(죽산 안씨)선생이 순흥 안씨인 안중근 의사의 후손이 국내에 없어 제사를 지내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며 이승만대통령께 건의하여 죽산 안씨 문중에서 지역유지의 뜻을 모아 해동사를 건립하고 해마다 추모제향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이곳 해동사 사당 안쪽에는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시간을 가리키는 9시 30분에 멈춰 있는 시계가 걸려 있다. 안 의사가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30분에 중국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그 시간인 것이다. 또한 일본에 체포된 뒤 첫 심문에서 안 의사가 한 말은 “죽음이 두렵지 않다. 나의 이성과 심장은 너희들에게 병들었다. 죽으면서 나는 기쁘다. 나는 조국 해방의 첫 번째 선구자가 될 것이다.” 라며 침략자들에게 국토는 점령될 수 있어도 민족정신과 문화는 절대 복종 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2020년은 빼앗긴 대한제국의 국권을 되찾기 위해 투쟁하다 안 의사가 순국한 지 110주년이 되는 해이다. 110년을 거슬러 되살아서 우리 가슴속에 영원한 영웅으로 남아 계신 분, 사형장에서도 오로지 조국의 독립 하나만을 생각하셨던 분, 그 분의 나라사랑 열정에 마음 속 깊이 머리 숙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