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대 출신,이수영 광원산업 회장 과학의소중함 KAIST에 766억 쾌척.

2020-07-27     윤진성 기자

[퍼스트뉴스=대전 기동취재 윤진성 기자] 23일 오후 2시 대전 KAIST 본원에 80대 할머니가 평생 모은 재산을 KAIST에 기부하는 약정식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이번에 기부하는 금액만 무려 676억원. ‘KAIST 개교 이래 최고 기부액’ 이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담담한 모습이었다. 할머니는 바로 이수영(83) 광원산업 회장이다.

이 회장이 KAIST에 기부금을 낸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2012년 약 80억원 상당의 미국 부동산을 유증한데 이어 4년 뒤 또 다시 10억원 상당의 미국 부동산을 내놨다. 이번에 약정한 금액까지 총 766억원이다. 현재 KAIST 발전재단 이사장도 맡고 있다.

이 기금은 KAIST ‘싱귤래러티(Singularity) 교수‘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싱귤래러티에 선발된 교수는 임용 후 10년간 논문 평가를 받지 않고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KAIST에서 국내 최초의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는 것이 이 회장의 바람이다.

서울대 법대 출신인 이 회장이 모교가 아닌 KAIST에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래는 과학기술 발전에 달려있고, 한국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이 KAIST라고 봤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조직폭력배에게 생명의 위협을 받기도 하고 신장암 투병을 하며 죽음의 고비도 넘겼다. “어떻게 모은 돈인데… 의미 없이 쓰이길 바라지 않았다”고 말한 배경이다. 이 회장은 “젊은 학생들은 조금만 도와줘도 스스로 발전해 사회에 더 큰 공헌을 한다”며 "KAIST에 기부하고 참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80년 넘게 독신으로 살던 이 회장은 2년 전 서울대 법대 동기동창이며 첫사랑이었던 현재의 남편과 결혼했다. 대구지검 지청장을 지낸 김창홍 변호사가 그 주인공이다. 이날 행사에도 부부가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