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 A교수(61) 제자 성폭행, 녹음파일엔 "싫어요" 207번

2020-07-21     윤진성 기자

[퍼스트뉴스=제주 기동취재 윤진성 기자] 20대 제자에게 면담을 하고 싶다며 접근해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국립대 교수의 범행 당시 상황이 공개됐다.

16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장찬수)는 유사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제주대학교 A교수(61)에 대한 2차 공판을 열고 피해자 심문을 했다.

이날 재판은 재판부가 피해자 B씨(20대)의 동의를 얻어 언론에만 제한적으로 공개됐다.

A교수는 지난해 10월 30일 B씨에게 저녁식사를 제안했다. 당시 심한 우울증을 겪던 B씨가 "매일 극단적 선택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A교수는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고 했다. 식사를 마친 뒤 A교수는 제주시의 한 노래주점에 B씨를 데려갔다. 이 과정에서 이상한 조짐을 느낀 B씨는 수차례 자리를 떠나려 했지만 A교수는 B씨를 강제로 끌고 들어왔다.

A교수는 "너를 처음 봤을 때 치마를 입고 다리를 꼰 모습이 당당해 마음에 들었다"고 고백하며 그곳에서 B양을 유사 강간했다.

이 상황은 B양이 휴대전화로 녹음한 파일에 고스란히 담겼다. 재판부 분석 결과 "싫어요"가 207번, "집에 가고 싶다"가 53번, 비명소리 15번 등이 녹음됐다.

사건 직후 A교수는 합의를 요구했다. 처벌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A씨 측은 범행을 대부분 인정했다.

10대 동생을 돌봐야 했고 강간 피해로 병원비까지 마련해야 했던 B씨는 사건 직후 A교수의 합의금을 받고 합의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 B씨는 이날 법정에서 "어쩔 수 없는 합의였다. 엄한 처벌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1심 재판부는 지난 6월 A교수의 첫 공판에서 "이런 범행은 대한민국에서 없어져야 한다. 피고인을 본보기로 삼겠다"며 직권으로 A교수를 법정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