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청렴의 시작

2019-02-14     유훈 기자
서정미

영화 스포트라이트(Spotlight)는 미국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보스턴글로브의 ‘스포트라이트’팀이 기득권 세력의 은폐 아래 행해진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파헤쳐 나가는 과정을 그린 실화 영화다. 팀원들은 수면 아래 감추어진 진실을 세상 위에 환하게 비추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숨기고 싶은 불편한 진실들을 파헤치는 탐사전문보도팀의 이름이 스포트라이트인 것에 흥미로움을 느꼈다. 왜냐하면 주로 화려하고 긍정적인 대상을 주목한다는 의미를 뜻하는 단어가 정의에 반하는, 부정(不正)한 진실들을 환하게 비춘다는 뜻으로 정의되었기 때문이다.

부조리한 사실에 주목하는 ‘스포트라이트’ 자세, 과연 저널리즘에서만 필요한 것일까? 공직 사회를 포함한 사회 전반에 이러한 자세가 부족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매년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 순위에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이 아닐까 싶다.

청렴의 시작은 부정부패를 은폐하지 않으며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대중들이 사회적 문제들을 인식할 수 있는 ‘투명한’ 사회가 형성되는 것이다. 특히 공직 사회에서 이러한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스포트라이트’ 자세를 통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면 궁극적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정부 각 부처의 정책을 소개하고 정부 입장을 알리는 누리집 ‘정책브리핑’을 더욱 활성화하는 것도 정부의 ‘스포트라이트’ 자세를 강화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즉, 언론 보도로 지적된 문제에 사후 대응하는 것을 넘어 정책을 집행하며 발생하는 문제를 정부가 먼저 주목하여 대안을 제시하는 창구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처럼 공직 사회에서 투명성을 높이는 노력을 통해 청렴한 정부로의 변화를 모색한다면 그 결과 사회 곳곳에 다양한 스포트라이트 조명이 켜질 수 있는 토대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