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사무소 횡포 이대론 안 된다

2014-01-14     WBC복지뉴스

광주시내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 ‘무인 택배 보관함’을 설치해 입주민들의 불만이 크다고 한다. 매달 꼬박꼬박 관리비를 내는 주민들에게 도움을 줘야 할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들이 본분을 잊은 채 ‘상전’ 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 북구 일곡동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지난해부터 무인 택배 통합시스템 업자의 지원을 받아 보관함 72개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관리사무소 측은 택배 기사를 가장한 범죄 예방과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은 맞벌이 부부 등의 편의 제공을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정작 주민들은 택배 수취 과정에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한다. 이전까지 수취인이 없을 때는 관리사무소에서 대신 맡아주었지만, 보관함 설치 이후 불편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가로 42cm, 세로 42cm, 높이 25cm의 보관함에는 부피가 큰 과일박스나 기다란 옷걸이, 선풍기 같은 물건을 들여놓기 어려워 반송되는 바람에 주말에야 받아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또 다른 아파트는 택배 기사들이 물건을 맡길 경우 한 개당 200원의 보관비용을 받을 계획이라고 한다. 이는 기사들에게 돌아가야 할 5kg 미만 택배료 700원 가운데 25%를 떼어가는 셈이어서 다툼도 예상된다.

경찰은 여러 곳에서 불평이 나오는 보관함 운영에 혹시라도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면 당연히 처벌받아야 할 사안이다.

아파트 거주자의 택배 주문이나 반송은 이제 예삿일이 되었다. 보관함을 운영하는 관리사무소 관계자들은 대다수 주민의 동의를 받아 도입했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입주자에게 불편을 끼치고, 택배 종사자들에게 불이익을 준다면 응당 바로잡아야 한다.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지 되새겨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