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가 응원한 시인(詩人)의 꿈

박기종 시인, 장덕도서관서 ‘스물여덟 살에 꾸는 꿈’ 시화전

2014-10-22     민선배 기자

장애1급 청년 시인이 지역사회 도움으로 시화전을 연다.

23일 박기종 시인이 광산구 수완지구 장덕도서관에서 시화전 ‘스물여덟 살에 꾸는 꿈’을 개최한다. 선천성 발달장애와 자폐 등 복합장애 1급을 극복하고 시집을 발간, 화제를 모았던 시인이 자신의 두 번째 시화전을 연 것.

전남공고 3학년이던 2005년 첫 시집 <마음 속의 항아리>를 발간한 시인이지만 이번 시화전 준비는 녹록치 않았다. 시화전을 열 공간도, 경제적인 여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목포 출신 중견화가 이정남 화백이 시인의 어머니에게 재능기부 의사를 전하면서 시화전의 물꼬가 트였다. 화가는 시인의 작품 33편에 그림을 그렸다. 이 소식을 들은 시인의 스승 전남과학대 유문희 교수는 추진위원장을 자청, 본격적인 시화전 준비에 들어갔다. 액자 마련, 도록 인쇄 등 할 일은 많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일의 진행은 더뎠다.

시인의 딱한 사정을 접한 광산구는 전시회 장소를 장덕도서관으로 섭외해줬다. 나아가 지역 디자인업체에서 시화집을 인쇄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여기에 보문고 전·현직 교사와 전남과학대 교수들도 십시일반 힘을 보탰다. 23일 개막식도 광산구 기업인 ‘㈜좋은피알 착한기업’의 기부로 이뤄진다.

박 시인은 자신을 응원해준 지역사회에 보답, 시화전 수익금 전액을 광산구 장애인들 희망자금에 보태기로 약속했다.

첫 시집을 내고 창작능력을 인정받아 2006년 광주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한 시인은 거기서 두 번째 시집 <무지개와 날개>도 내놓았다. 지금은 광주 한 제과업체에서 일하면서 야간에는 전남과학대 대체의학과에서 공부하고 있다. 지난 22일 미리 오픈한 전시회는 다음달 3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