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충남 정책 지도 바꾼 4년… 교육·복지가 끌고 AI·미래산업이 밀었다

제12대 충남도의회 연구모임 100여 개 전수 분석해보니 민생에서 혁신으로의 대전환… ‘5대 정책 엔진’이 충남 미래 설계

2026-05-15     우영제 기자
우영제

지방자치의 꽃이라 불리는 의원 연구모임이 단순한 학습 동아리를 넘어 지방정부의 정책 지형을 바꾸는 ‘브레인’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 4년간 충남의 정책 나침반이 어디를 향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공개됐다. 제12대 충남도의회가 임기(2022~2026년) 동안 운영한 100여 개의 연구모임을 전수 분석한 결과, 충남 도정은 '민생의 보듬음'과 '디지털 혁신'이라는 양 날개를 달고 숨 가쁘게 달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본지가 입수한 충남도의회 ‘의원 연구모임 현황’에 따르면, 지난 4년간 구성된 100여 개의 연구모임은 충남의 산업 구조와 인구 변화,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거대한 정책 용광로였다. 이번 분석을 통해 확인된 충남의 5대 핵심 정책 축은 ▲포용적 교육 ▲맞춤형 복지 ▲스마트 농·수산 ▲기후위기 대응 환경 ▲미래산업 및 행정혁신으로 요약된다.

◇임기 초 ‘민생의 결’을 살피다

제12대 의회 문을 연 2022년, 의원들의 시선은 낮고 소외된 곳으로 향했다. 당시 연구모임의 화두는 ‘결핍의 해소’였다. 마을교육공동체, 외국인 노동력 공급 문제,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 등 주민 삶과 직결된 현안들이 연구 테이블의 중심에 올랐다.

특히 ‘마을교육공동체 생태계 조성 연구모임’은 학교의 울타리를 넘어 지역사회 전체가 아이를 함께 키우는 선순환 구조를 제안하며 충남 교육 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복지 분야에서도 단순히 시혜적 차원을 넘어 취약계층의 영양 불균형 등 실질적인 삶의 질을 계량화하는 정교한 연구가 이어졌다.

◇2023~2024년, 정책의 외연을 넓힌 ‘폭발적 성장기’

임기 중반부인 2023년과 2024년은 연구모임의 양과 질이 모두 정점에 달한 시기였다.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이라는 절박한 생존 과제 앞에 의회는 ‘청년’과 ‘경제’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청년층의 지역 정착을 위한 일자리·주거 정책은 물론, ‘청년 기업 육성’과 ‘청년 수산인 조직화’ 등 세분화된 전략들이 연구모임을 통해 쏟아졌다.

경제 분야의 확장성도 눈에 띈다. 벤처투자 활성화와 프랜차이즈 산업 육성 방안 등 지역 경제의 기초 체력을 다지는 연구가 활발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고(故) 이어령 장관의 철학을 계승하는 문학관 건립 연구와 테마 관광상품 개발 등 ‘품격 있는 충남’을 위한 정책적 토대를 구축했다.

◇임기 말 ‘디지털 전환’과 ‘행정 혁신’의 완성

2025년과 2026년에 접어들면서 연구모임의 성격은 한층 고도화됐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행정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주류를 이뤘다. ‘AI 기반 주민자치 활성화’와 ‘디지털 문화유산 구축’ 등은 지방정부가 나아가야 할 디지털 전환의 이정표를 제시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행정 구조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자치권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은 단순한 현안 해결을 넘어 미래 지방자치 시대를 선점하려는 의회의 전략적 의지가 투영된 결과다. 이는 충남이 전통적 산업 구조에서 탈피해 반도체와 미래 모빌리티 등 첨단 산업을 견인할 수 있는 ‘혁신 거점’으로 거듭나는 밑거름이 됐다.

◇충남 정책 지도 바꾼 5대 핵심 엔진

이번 전수 분석을 통해 정리된 5대 축은 충남의 정체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첫째, 교육은 학업 중단 예방과 느린 학습자 지원 등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포용성에 방점을 찍었다. 둘째, 복지는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라는 인구 구조 변화에 발맞춰 사회적 약자를 위한 촘촘한 안전망을 설계했다. 셋째, 농업·수산은 스마트팜 도입과 유통 구조 개선을 통해 ‘돈 버는 농어촌’으로의 체질 개선을 꾀했다. 넷째, 환경은 기후 위기 시대에 대응한 해양 생태계 보전과 탄소중립 실현이라는 시대적 사명을 담았다. 다섯째, 미래산업은 AI와 디지털 기술을 행정 전반에 이식하며 충남의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연구의 성과, 이제 정책의 열매로 맺어야”

전문가들은 지난 4년간의 연구 성과가 사장되지 않기 위해서는 ‘실행의 정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연구모임에서 도출된 결과물들이 조례 제정은 물론, 실제 예산 편성으로 이어져 도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12대 충남도의회 연구모임은 지난 4년 동안 충남이 직면한 현실적 고통과 미래의 희망을 동시에 담아낸 정책의 나침반이었다. 전통적인 민생 과제를 굳건히 지키면서도 미래산업이라는 새로운 엔진을 장착한 충남의 정책 실험은 향후 충남의 100년 경쟁력을 결정지을 중대한 자산이 될 전망이다. 도정과 교육 행정에 이러한 연구 결과가 얼마나 깊숙이 스며드느냐가 충남의 미래를 좌우할 최후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