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물놀이 비극, 10명 중 9명이 ‘남성’… 50대 가장들이 위태롭다
충남도, 최근 5년 사망자 41명 분석...“개인 부주의” 탓하는 지자체, 드론·CCTV 대책 실효성 논란
[퍼스트뉴스=충남도 우영제 기자] 최근 5년간 충남 지역 수난 사고 사망자 10명 중 9명이 남성이었으며, 그중에서도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50대 가장들이 가장 많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도는 드론과 CCTV 등 첨단 장비를 내세우고 있지만, 매년 같은 장소에서 사고가 반복되면서 ‘전시행정’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도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여름철(6~8월) 도내 수난 사고 사망자는 총 41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3명 수준이었던 사망자는 2023년과 2025년 각각 10명으로 급증하며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주목할 점은 사망자의 성별과 연령대다. 전체 사망자 41명 중 남성이 37명(90.2%)으로 압도적이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9명으로 가장 많았고, 40대와 20대가 각각 7명으로 뒤를 이었다. 흔히 ‘물가 사정은 우리가 잘 안다’고 자부하는 중장년층이 오히려 화를 입는 경우가 많았다.
사망 원인으로는 ‘안전 부주의’(11명)와 ‘수영 미숙’(6명)이 꼽혔다. 특히 낚시나 해루질, 다슬기 채취 중 발생한 사고가 전체의 30%에 달했다. 금산 금강변의 경우 최근 발생한 다슬기 채취 사망자 3명이 모두 같은 구역에서 변을 당했다. ‘익숙한 곳이 가장 위험하다’는 경고가 빈말이 아님이 증명된 셈이다.
사고는 특정 지역에 밀집되어 있었다. 금강 상류인 금산(12명)을 비롯해 보령(11명), 태안(9명) 등 3개 시군에서 전체 사망자의 78%가 발생했다. 장소별로는 하천과 해수욕장이 각각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연안 해역(9명), 저수지(6명)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사고 현장의 ‘구조적 결함’을 지적한다. 특정 지점에서 사고가 반복된다는 것은 급격한 수심 변화나 소용돌이 같은 환경적 위험 요소가 상존한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안전 전문가는 “지자체가 사고 원인을 개인의 ‘부주의’나 ‘운’으로 치부하며 근본적인 지형 개선이나 상시 통제에 소홀한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도는 올해부터 ‘안전요원 탄력근무제’를 도입하고, 사고 다발 지역 13곳에 지능형 CCTV와 드론을 투입한다는 대책을 내놨다. 위험 구역 진입 시 자동 경고 방송을 송출해 사고를 막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현장의 시선은 차갑다. 드론은 강풍이나 우천 등 기상 상황에 제약이 많고, CCTV 경고 방송 역시 강제성이 없어 입수자를 직접 제지하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구명조끼 착용 의무화나 행정명령 등 강력한 법적 조치도 여전히 ‘시범 운영’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신일호 도 안전기획관은 “지형을 잘 모르는 외지 방문객들의 부주의가 주된 원인”이라며 “사각지대 없는 예방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복되는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장비 도입 이전에 위험 구역에 대한 상시 요원 배치와 수심 모니터링 등 ‘현장 밀착형 대책’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도는 내달 1일부터 8월 말까지를 ‘여름철 수상 안전 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전방위적인 예방 활동에 나설 계획이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올 무더위 속에 ‘가장’들의 안전을 지켜낼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
한편, 도는 이날 도청에서 시군 수상 안전 담당자 30여 명을 대상으로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했다. 다음 달 1일부터 시작되는 ‘여름철 수상 안전 대책 기간(6월 1일∼8월 31일)’을 앞두고 사고 예방과 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한 자리다. 도는 7월 중 유관기관·민간단체와 합동 인명 구조 훈련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