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공급망 위기… 충남, ‘수출 정면돌파’ 나섰다
예산서 ‘해외 바이어 초청 상담회’ 개막… 11개국 100개사 집결 7개 해외사무소 가동 ‘현장형 수출 플랫폼’ 구축… 실질 성과 기대
[퍼스트뉴스=충남도 우영제 기자]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중동 전쟁 장기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충남도가 대규모 수출 상담회를 통해 지역 기업의 활로 개척에 나섰다.
단순한 상담 지원을 넘어 통관과 계약까지 현장에서 처리하는 ‘현장형 수출 플랫폼’을 선보이며 정책적 승부수를 띄웠다.
도는 23일 예산 스플라스 리솜에서 ‘2026 해외사무소 바이어 초청 수출 상담회’를 열고 미국·중국·일본·독일·인도 등 11개국에서 온 바이어 100개사와 도내 기업 250개사를 한자리에 모았다.
이번 상담회는 도가 운영 중인 7개 해외사무소와 4개 해외 통상 자문관이 직접 발굴한 바이어를 초청해 4박 5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식품(41개), 화장품(19개), 소비재(13개) 등 K-제품 수요가 높은 품목이 중심을 이뤘다. 도내 기업은 식품(91개), 가공품(37개), 소비재(34개), 화장품(30개) 등으로 구성됐으며, 천안(68개), 아산(47개), 금산(30개) 순으로 참여 기업이 많았다.
도는 상담 성과를 높이기 위해 바이어·기업 수요를 사전 분석해 매칭 테이블을 구성하고, 모든 바이어에게 전담 통역사를 배치했다. 현장에는 관제사와 수출 전문위원도 상주시켜 통관·계약 등 복잡한 절차를 즉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방식은 지방정부가 단순히 상담회를 여는 수준을 넘어, 수출 전 과정을 현장에서 처리하는 ‘현장형 수출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정책적 실험으로 평가된다.
해외사무소를 홍보 창구가 아닌 실질적 바이어 발굴 조직으로 전환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개회식에서 김태흠 충남지사는 “충남은 대한민국 최고 무역 도시이자 기업 친화 도시”라며 “반도체·자동차 등 첨단 산업부터 식품·화장품·소비재까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충남은 수도권과 지방을 잇는 교통 요충지이자 서해안 물류의 핵심 거점”이라며 “충남 기업과의 협력이 미래 성장을 이끄는 확실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개회식 후 상담장을 돌며 바이어들에게 충남산 K-제품의 경쟁력을 직접 설명하고, 도내 기업들을 격려했다.
충남도가 추진하는 이번 상담회는 지방정부가 해외사무소를 활용해 직접 수출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전략적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지방정부의 해외사무소는 홍보·교류 중심 역할에 머물렀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충남도는 이를 바이어 발굴과 실질적 수출 지원의 전진기지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
특히 상담회 현장에서 통역·통관·계약 지원까지 제공하는 방식은 중소기업이 가장 어려워하는 ‘수출 실무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출 경험이 부족한 기업일수록 초기 상담에서 계약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난관을 겪기 쉬운데, 이를 지방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방식은 기업 체감도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상담회가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후속 관리 체계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상담회에서 성과가 나더라도 실제 계약 체결과 지속적 수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바이어와 기업 간의 관계 유지, 물류·인증·마케팅 지원 등 장기적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외사무소의 전문성 강화와 인력 확충도 향후 과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지방정부가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출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은 지역 기업의 해외 진출을 촉진할 수 있다”며 “다만 상담회 이후의 성과 관리가 정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수출 상담회는 24일 오전까지 이어지며, 바이어들은 같은 날 오후 도내 우수 기업을 방문한다.
25일에는 태안해양치유센터 체험과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 관람이 예정돼 있어, 충남의 산업·문화·관광 자원을 함께 소개하는 ‘복합형 경제·문화 교류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