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 무시한 채 돔구장 강행”… 충남도, 재정 통제 흔들었나

조철기 의원, 감사원 감사 청구… “중기지방재정계획도 없이 예산부터 밀어붙여” 전문가들 “사전 검증 무력화 우려”… 도민들 “사업은 좋지만 절차는 투명해야”

2026-04-17     우영제 기자
조철기

[퍼스트뉴스=충남도 우영제 기자] 충남도가 추진 중인 ‘천안·아산 돔구장 건설’ 사업이 절차적 정당성 논란에 휩싸였다. 

충남도의회 조철기 의원(사진)은 14일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타당성 용역 예산을 편성·의결한 것은 명백한 절차 위반”이라며 감사원 감사를 공식 청구했다. 

대규모 재정사업을 둘러싼 충남도의 추진 방식이 도민 사회에서도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조 의원이 대표발의한 감사 청구안에는 중기지방재정계획 미반영 상태에서의 예산 편성 적법성, 지방재정법 제33조 취지 위반 여부, 향후 제도 개선 필요성 등이 담겼다. 

그는 “수천억 원이 투입될 대형 문화·체육시설 사업임에도 도지사의 언론 발표가 먼저 이뤄졌고, 이후 도의회 본회의에서 타당성 용역비 2억 원이 의결됐다”며 “사전 재정 검증 절차를 건너뛴 채 사업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조 의원은 충남도가 중기지방재정계획 미반영이 중앙정부 투자심사에서 반려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도 사업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기지방재정계획은 지방재정의 안정성과 계획성을 확보하기 위한 법정 절차”라며 “이를 건너뛴 채 용역 예산을 편성한 것은 재정통제 원칙을 흔드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충남도가 제시한 지방재정법 제33조 제11항의 ‘예외 규정’ 적용에 대해서도 “재난이나 긴급 경제 상황 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해당하는 조항을 정책 선택형 사업에 끌어다 쓰는 것은 자의적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의 핵심을 ‘사전 재정통제 장치의 무력화’로 보고 있다. 지방재정 전문가들은 “중기지방재정계획은 신규 사업의 수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첫 관문”이라며 “계획에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산을 편성했다면 절차적 정당성 논란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행정학계에서도 “정책 발표가 공식 행정 절차보다 앞서는 방식은 기정사실화 전략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대규모 SOC 사업일수록 절차 준수가 더 엄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도민 반응도 엇갈린다. 천안 불당동에 거주하는 김모 씨(45)는 “돔구장이 생기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것 같지만 절차가 제대로 지켜졌는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산 배방읍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모 씨(52)는 “수천억 원이 들어가는 사업이라면 더 신중해야 한다”며 감사 청구 필요성에 공감했다. 

반면 천안 성정동의 대학생 박모 씨(23)는 “체육시설이 늘어나는 건 환영하지만 예산 규모가 큰 만큼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감사 청구안은 도의회 절차에 따라 처리되며, 감사원이 접수할 경우 1개월 내 감사 실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충남도의 돔구장 추진이 ‘절차적 정당성’이라는 검증대 위에서 어떤 결론을 맞게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