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청, ‘2026 유치원 생활기록부’ 표준화 시동… 현장은 “업무 폭탄” 우려 여전
교육부·17개 시도 협력사업 착수보고회 개최… ‘현장 중심’ 구호에도 행정 간소화 대책은 ‘안갯속’
[퍼스트뉴스=충남더 우영제 기자] 충남도교육청이 교육부와 손잡고 전국 단위의 ‘2026 유치원 생활기록부 작성·관리 지원’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유아나이스(나이스) 기반의 기록 체계 안착과 객관성 확보를 내세웠지만, 정작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는 실질적인 업무 경감 없는 ‘기록을 위한 기록’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도교육청은 지난 27일 천안에서 교육부 및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관계자, 현장 지원 자료 개발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업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2026 생활기록부 기재 요령 개정 ▲유아 발달상황 작성 지원 자료 개발 ▲전국 교원 연수 자료 제작 등이다.
도교육청은 이를 통해 유아 성장의 기록인 생활기록부의 공신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교육계 일각에서는 기록 항목이 세분화될수록 교사들이 아이들을 돌보는 시간보다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도교육청은 ‘현장 중심의 실질적 지원’을 강조하고 있으나, 정작 교원들이 절실히 원하는 행정 간소화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은 보이지 않는다.
유치원 생활기록부는 유아 발달을 확인하는 중요한 지표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방대한 기록 양식 탓에 교사들의 대표적인 ‘기피 업무’로 꼽혀왔다.
단순히 새로운 기재 요령과 참고 자료를 배포하는 수준에 머문다면, 이는 현장의 부담을 덜어주기는커녕 또 다른 ‘지침서 공부’라는 숙제만 안겨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도교육청은 3월 전국 현장 의견 조사를 시작으로 9월 최종 보고회까지 쉼 없는 일정을 예고했다.
한복연 유아교육복지과장은 “전국 교육청의 의견을 수렴해 유아교육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대규모 협력사업이라는 화려한 외형과 달리, 지역별·기관별 교육 환경의 차이를 무시한 일괄적 지침은 오히려 현장의 혼란을 부추길 위험이 크다. 도교육청이 강조하는 ‘신뢰도’가 현장의 ‘업무 과부하’를 담보로 얻어지는 결과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도교육청의 이번 사업이 선언적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기록의 전문성 강화와 함께 교사가 교육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과감한 ‘행정 다이어트’가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