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①] 내포신도시의 현재와 미래 ... “행정수도 그 너머, 충남의 심장으로 다시 뛸 수 있을까”

내포신도시 10년, 무엇이 달라졌고 무엇이 멈췄나

2026-03-03     우영제 기자

2012년, 충남도청이 홍성과 예산의 경계에 위치한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충남의 행정 중심축이 이동했다. 당시 내포는 ‘충남의 세종시’라는 별칭과 함께, 인구 10만 명 규모의 자족형 도시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행정기관의 집적을 통해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고,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하는 모델 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청사진도 제시됐다.

도청 이전은 단순한 행정기관의 이동을 넘어, 충남의 미래를 재설계하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내포는 행정수도 이상의 의미를 지닌 ‘충남의 심장’으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되었고, 이에 따라 대규모 도시 개발과 인프라 구축이 빠르게 진행됐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내포신도시는 여전히 ‘반쪽 도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4년 기준 인구는 약 4만 5천 명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이는 초기 목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상업지구는 낮에는 한산하고, 밤에는 불 꺼진 거리로 변해 ‘유령도시’라는 오명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도청과 도교육청, 일부 공공기관이 이전했지만, 민간 기업의 유입은 저조하고, 대학과 종합병원 등 핵심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 주민들은 “도청만 옮겨왔지, 삶은 옮겨오지 않았다”고 말한다. 정주 여건은 불안정하고, 청년층은 일자리와 교육, 문화적 기회를 찾아 내포를 거쳐 다른 도시로 떠난다. 도시의 기능은 행정에 집중되어 있고, 생활은 분산되어 있다.

내포신도시의 개발은 물리적 공간의 확장에만 집중된 측면이 있다. 아파트 단지와 도로, 공공청사 등은 빠르게 들어섰지만, 그 안을 채울 콘텐츠와 사람, 그리고 공동체는 충분히 고려되지 못했다. 도시의 생명력은 건물보다 사람에게서 비롯되며, 그들이 머물고 싶어 하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

문화시설, 상업시설, 교육기관, 의료기관 등 시민의 삶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부족한 상황에서, 내포는 ‘행정의 섬’으로 고립되어 있다. 도시의 기능이 행정에만 집중되면서, 시민의 일상은 도시 외부에서 이루어지는 기형적인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내포는 지금, ‘도시의 완성’을 논하기보다 ‘도시의 전환’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단순한 행정 중심지에서 벗어나, 사람 중심의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도시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주민의 삶을 중심에 둔 정책과 실행이 뒤따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 투자 유치와 함께, 지역 대학 및 연구기관과의 연계, 청년 창업 지원, 문화예술 공간 조성 등 다각적인 전략이 요구된다. 또한, 내포를 충남 전체와 연결하는 교통망 확충과 생활권 통합도 중요한 과제다. 도시가 기능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담아내는 공간으로 변화해야 한다.

내포신도시의 지난 10년은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앞으로의 10년은 그 간극을 좁히고, 진정한 충남의 중심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내포가 다시 뛰기 위해서는, 행정수도 그 너머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용기와 실행력이 필요하다.

도시는 단순히 건물과 도로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람과 삶, 그리고 공동체가 어우러질 때 비로소 도시가 완성된다. 내포신도시가 충남의 심장으로 다시 뛸 수 있을지, 그 답은 앞으로의 선택과 실천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