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역 26개월 폐쇄, 누구를 위한 예산 절감인가

2026-02-22     한흥원 기자
최기영

광주광역시 북구의 심장부였던 광주역이 다시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다.

서방천 일대의 고질적인 수해를 막기 위해 신안철교를 다시 놓는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으나, 그 이면에 숨겨진 광주역 전면 폐쇄라는 시나리오는 지역 사회를 경악게 하고 있다.

안전을 담보로 시민의 발을 묶고, 지역 경제의 실핏줄을 끊으려 하는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에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신안철교 재가설의 당위성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벌어질 주민의 고통을 너무도 당연시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국가철도공단의 계산기는 차갑다.

열차를 세우고 공사를 진행하면 최대 322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논리다.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지만, 그것이 광주역을 이용하는 하루 평균 1,000, 연간 36만여 명의 북구민이 겪어야 할 고통보다 무거운지 묻고 싶다.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북구 주민들은 기차를 타기 위해 송정역까지 긴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 이들의 시간적 손실과 경제적 부담은 공단의 계산기에 들어 있는가.

우리는 열차 운행을 유지하면서도 공사를 해낼 수 있는 기술과 경험을 충분히 갖추었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의지다.

수도권의 주요 역이었다면 과연 2년 넘는 전면 폐쇄를 감히 입에 올릴 수 있겠는가. 지역 균형 발전을 외치는 정부가 정작 지역 주민의 이동권은 예산 논리에 밀려 쉽게 포기해도 되는 것으로 여기는 것 같아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정부와 국가철도공단은 즉각 광주역 전면 폐쇄 계획을 철회하고, 임시 우회선로 설치를 포함한 상생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광주시 역시 정부에 강력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안전한 서방천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주민의 일상을 지키는 것이다.

신안철교 공사가 광주역의 쇠퇴를 앞당기는 방아쇠가 되어서는 아니 된다. 비용 뒤에 가려진 42만 북구 주민의 희생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