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의도만 남은 행정통합… 충남도민 배제한 졸속 추진”

김태흠 지사, 국회 공청회서 발언 기회 박탈에 강력 반발

2026-02-11     우영제 기자

[퍼스트뉴스=충남도 우영제 기자] 충남·대전 행정통합 특별법안 공청회가 9일 국회에서 열렸지만, 정작 이해당사자인 충남도지사는 발언조차 하지 못한 채 회의장 밖에서 목소리를 높여야 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정치적 의도만 남은 행정통합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며 국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공청회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충남도민의 의견은 철저히 배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공청회장에서 배제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수차례 발언권을 요청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끝내 기회를 얻지 못했다”며 “충남도민의 목소리를 막아놓고 무슨 공청회냐. 이는 절차적 정당성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지사는 행정통합의 본래 취지가 ‘수도권 집중 완화’와 ‘국가균형발전’에 있음에도, 현재 국회 논의는 “정치적 셈법만 가득한 빈 껍데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충남·대전 통합은 백년대계다. 지역이 스스로 미래를 열 수 있도록 재정과 권한을 실질적으로 넘겨야 의미가 있다”며 “그런데 지금 국회가 추진하는 방식은 통합의 본질을 훼손한 채 정치적 이벤트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민들은 정치적 의도만 가득한 통합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충남을 통합의 들러리로 세우려는 시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는 특히 재정·권한 이양 문제를 ‘핵심 중의 핵심’으로 꼽았다. 그는 “양도소득세 100%, 법인세 50%, 부가가치세 5% 수준의 항구적 재정 이양이 필요하다”며 “이는 연간 약 9조 원 규모로, 지역이 자립할 최소한의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예타 면제, 농업진흥지구 해제, 국가산단 지정 권한 등도 통합 시 지방정부로 직접 이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권한 없이 통합을 논한다는 것은 자동차에 엔진도 넣지 않고 출발하자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행정통합 논의가 행안위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요구하는 권한은 행안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재부·환경부·농식품부 등 여러 부처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며 “행안위 단독 논의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는 여야 동수의 특위를 구성해 재정·권한 이양 기준을 명확히 하고, 통합의 실질적 내용을 논의해야 한다”며 “그것이 국회가 책임 있게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서도 “결단이 필요하다”고 직언했다.  

그는 “대통령이 국세 65 대 지방세 35 비율 조정과 최대한의 특례·권한 이양을 약속한 만큼, 이제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며 “행정통합에 진정성이 있다면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충남도지사로서 대통령과의 면담을 다시 공식 요청한다”며 “충남도민의 미래가 걸린 문제를 더 이상 정치적 계산에 맡겨둘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청회는 충남·대전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계기가 됐다.  

특히 이해당사자인 충남도지사가 발언조차 하지 못한 채 회의장 밖에서 입장을 밝혀야 했다는 점에서, 국회의 공청회 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도 거세질 전망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도민 없는 통합 논의는 공허한 쇼에 불과하다”, “충남을 배제한 통합은 처음부터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행정통합 논의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그리고 대통령과 국회가 김 지사의 요구에 어떤 답을 내놓을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