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 기부자의 ‘서의(恕意)’를 짓밟은 무식한 행정
함평군 행정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군민을 위한다며 내세운 각종 사업 뒤에는 늘 기부자의 선의가 어떻게 훼손됐는지, 그리고 행정이 얼마나 무지한 절차로 일을 망가뜨렸는지가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번에도 어김없다.
애초에 이 사업은 기부자가 “지역을 위해 써 달라”며 흔쾌히 내놓은 마음, 즉 ‘서의(恕意)’—남을 먼저 헤아리는 넉넉한 뜻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함평군 행정은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존중하지도 않았다.
보고·결정·집행 과정은 엉망이었다.
어떤 절차를 통해 기부 목적이 변질되었는지 설명조차 못 하고, 책임 소재를 묻자 서로 떠넘기는 익숙한 행정의 민낯만 드러났다.
군청은 “문제가 없다”고만 반복하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문제투성이.
기부자의 뜻은 ‘지역 발전에 보탬이 되라’였지, 공무원들의 주먹구구식 행정 실험대가 되라는 뜻은 아니었다.
행정은 원래 모르면 물어야 하고, 부족하면 더 배워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안의 함평군은 그 기본 중의 기본을 놓쳤다.
결과적으로 남의 선의를 짓밟아 놓고도 그 심각성을 모르는 태도가 더 큰 문제다.
서의는 가볍게 다룰 단어가 아니다.
특히 지방 행정은 기부자의 마음 하나가 지역을 살리는 힘이 되기도 한다.
함평군이 지금이라도 이 무지한 행정을 되짚고, 기부자에게 마땅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지역 공동체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다.
행정이 몰라도 너무 몰랐다.
그리고 그 무지는 결국 군민의 몫이 되어 돌아왔다.
이제는 함평군이 답해야 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