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② 청년이 머무는 도시를 위하여

청년일자리 말 뿐이었나? 스마트농업, 청년을 불러들일 수 있을까

2025-09-09     우영제 기자

[퍼스트뉴스=충남도 우영제 기자] “농업·농촌의 미래인 청년농 여러분이 협회를 통해 서로 경험과 정보를 나누고 더 크게 성장·발전해 나가길 바랍니다. 도는 청년농의 꿈과 희망이 반드시 꽃피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협회를 지원하고, 농업·농촌의 구조와 시스템을 바꿔갈 것입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2025년 9월 2일 보령에서 열린 ‘충남 스마트팜 청년협회 출범식’에서 이같이 밝히며, 스마트농업을 단순한 기술 보급이 아닌 청년의 지역 정착을 위한 구조 개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정책적 방향을 제시했다.

청년농업인의 등장, 스마트농업의 가능성

충남도는 스마트농업을 청년정책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2025년 8월, 예산군 스플라스리솜에서 열린 ‘제3기 충남도 우수 청년농업인 인증패 수여식’에서는 ‘고소득’, ‘새 도전’, ‘행복’ 부문에서 선정된 30명의 청년농업인이 스마트농업을 통해 농촌에 정착하고 삶의 만족도를 높인 사례로 소개됐다.

금산군에서 1500평 규모의 스마트팜을 운영 중인 청년농업인 정힘찬 씨는 딸기와 상추를 재배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는 “기술 기반의 농업은 청년에게 진입 장벽이 낮고,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스마트농업을 청년정책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이 정책이 청년 유입과 정착에 실질적인 효과를 내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는 아직 갈림길에 서 있다.

기술이 이끄는 농업 혁신

스마트농업은 IoT, AI,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작물의 생육환경을 자동으로 관리하는 농업 방식이다. 

충남도는 이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청년층의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전체 온실면적 대비 스마트팜 보급률은 2.9%에 불과하지만, 딸기·토마토·오이 등 주요 품목에서는 76.7%의 집중 보급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청년농업인의 선호 품목과 기술 도입이 맞물린 결과다.

두 가지 진입 모델: 자립형과 임대형

청년의 영농 진입을 돕기 위해 충남도는 두 가지 스마트팜 모델을 운영 중이다.  

첫 번째는 ‘청년자립형 스마트팜 지원사업’으로, 만 18~44세 청년농업인을 대상으로 0.3~0.5ha 규모의 스마트팜 신축비를 최대 4.5억 원까지 지원한다. 

보조 70%, 자부담 30%의 구조이며, 스마트팜 교육 수료와 농지 확보가 필수 조건이다. 금융 연계로는 충남신용보증재단의 무담보 보증과 농어촌진흥기금 이차보전이 제공된다.

두 번째는 ‘임대형 스마트팜 사관학교’다. 영농 경험이 부족한 청년에게 당진·금산 등지의 스마트팜 온실(600평 규모)을 최대 3년간 임대해주는 방식으로, 초기 투자 부담 없이 기술을 익히고 창업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두 모델 모두 청년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단계적 자립을 유도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교육과 실습, 청년농의 역량을 키우다

충남도는 스마트농업 교육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농업기술원은 ‘스마트팜 견적 및 타당성 분석 과정’ 등 보수교육을 통해 창업 이후 시행착오를 줄이고 있으며, 교육 내용에는 온실 구조 설계, 기자재 단가 비교, ROI·BEP 분석, 위험관리 전략 등이 포함돼 있다.

논산시와 건양대학교는 ‘K-스마트팜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AI 기반 스마트 식물공장과 실습·연구 플랫폼을 공동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100명 이상의 교육 이수자와 50명 이상의 산학 연계 실습 인원을 배출할 계획이다.

홍성 스마트농업 육성지구, 청년 정착의 실험장

충남도는 홍성군에 682억 원을 투입해 스마트농업 육성지구를 조성하고 있다. 이곳은 스마트팜 생산시설, 공동 물류 거점, 청년농 창업 인큐베이팅 시설을 포함한 복합단지로 구성돼 있으며, 청년에게 5~10년간 장기 임대를 제공한다. 

초기 투자 없이 영농을 시작할 수 있는 구조로 청년의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장기 임대 이후 정착 여부와 수익 구조의 안정성은 여전히 검증이 필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남은 과제, 풀어야 할 구조적 문제들

충남도는 스마트농업을 단순한 기술 보급이 아닌, 청년의 지역 정착을 위한 구조 개혁으로 접근하고 있다. 김태흠 지사는 “청년이 농촌에 머물 수 있어야 농업 구조가 바뀐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스마트팜 클러스터 조성, 농촌융복합산업 육성, 주거 인프라 확충, 청년농업인 조직화 및 공동 대응 등과 같은 정책 방향이 제시되고 있다.

충남연구원은 스마트농업 정책의 주요 과제로 유통·판매망 확보 부족, 청년농업인의 지역사회 정착 지원 미흡, 스마트팜 시설의 사후관리 체계 부재, 정책 대상자 관리 부족 등을 지적했다. 

기존 보조사업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임대와 융자 비중을 높이고, 성과지표를 현실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환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기술보다 중요한 건 사람

스마트농업은 농사의 한 수단일 뿐, 궁극적으로는 ‘제대로 된 청년농부’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기술보다 중요한 건 사람이며, 청년이 기술을 통해 농업에 진입하고 지역에 정착하며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충남 스마트농업 정책의 핵심이다.

따라서, 충남의 스마트농업 정책은 기술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전환 중이다. 청년이 기술을 통해 농업에 진입하고, 지역에 정착하며,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