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의 죽음, 안양시는‘자살 없는 도시’로 나아가야 합니다”
최근 한 유명 정치인이 성범죄 의혹으로 조사를 받던 중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언론을 통해 이 소식이 전해지자 사회 전체에 큰 충격이 퍼졌고, 자살이라는 민감하고도 아픈 주제가 다시금 공론의 장으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사회적 영향력이 큰 인물의 자살은 그 여파가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파급되며, 자칫 자살이 명예로운 선택처럼 포장되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자살 보도 시 미화하거나 감성적으로 표현하는 언론 보도가 자살률 증가에 영향을 준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유명인의 자살이 단순히 개인의 불행한 선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자살 위험성을 높이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 사건을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저는 안양시가 보다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자살 예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살은 단지 개인의 고통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남겨진 가족은 깊은 상실과 죄책감, 사회적 낙인 속에 살아가야 하며, 지역사회 역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습니다. 무엇보다 자살은 대다수가 예방 가능한 사회적 문제입니다.
현재 안양시는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자살예방센터를 운영하며 위기상담, 고위험군 발굴, 심리검사, 상담, 교육 등을 통해 시민의 정신건강을 돌보고 있습니다. 특히 24시간 정신건강위기 상담전화(1577-0199)를 통해 언제든지 전문가와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 두고 있으며, 1인 가구와 청년, 고령층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마음건강 검진’과 생명지킴이 양성 교육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이어지는 매우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됩니다. 안양시의 1인 가구 비율은 전체의 35%를 넘어섰고, 고령화율도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은둔형 청년, 사회적 고립 가구 등 기존 행정망이 닿기 어려운 계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행 시스템만으로는 모든 위험을 포착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세계보건기구와 OECD는 자살의 90%가 조기 발견과 적절한 개입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안양시가 생명존중 행정을 더욱 확대해야 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단순한 상담 지원을 넘어, 지역 내 정신과 전문의,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위기개입 전문가 등이 긴밀히 협력하는 통합형 지역모델이 구축되어야 하며, 위기 징후를 포착하고 신속히 개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청소년, 노인, 1인 가구, 은둔형 외톨이 등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고위험군에 대한 선제적 발굴이 무엇보다 절실합니다. 자살 유가족에 대한 장기적 심리회복 지원과 사회적 낙인 완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하며, 생명존중 교육은 유치원부터 성인까지 전 생애 주기에 걸쳐 진행되어야 합니다. 더불어 언론 보도 가이드라인을 안양시 차원에서 제정하고, 언론사와 협약을 통해 자살 보도가 사회적 책임 안에서 이뤄지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안양시는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도시가 되어야 합니다. 시민 누구도 생명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안양시,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존중받는 안양시, 자살이라는 비극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는 안야시. 이 목표는 결코 멀리 있지 않습니다.
안양시가 ‘자살 없는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시민의 관심과 행정의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