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패배의 원인과 불편한 진실
민주당 패배의 원인과 불편한 진실
  • 이병수 기자
  • 승인 2022.06.12 2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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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

민주당은 대선과 지선 모두에서 패배했다. 민주당 정권이 5년 내내 검찰개혁을 부르짖은 결과는 역설적이게도 검사 윤석열의 대통령 당선과 중앙·지방정부 이양, 당선 후 검찰공화국의 등장이다.

최근 한겨레신문이 민주당의 대선·지선 패배 원인을 분석하는 기획 보도를 했다. 이를 위해 한겨레는 정치·사회 전문가 20명을 선택하여 심층 인터뷰를 했다. 20명에게 각각 민주당의 패착 원인을 2개씩 선택하라고 했다. 패배 원인을 1위부터 5위까지 나열했는데 조국 사태(12), 부동산 정책(9), 당 소속 지자체장 성범죄 사건(, 강성 지지층 팬덤 정치(6), 검찰개혁(검수완박 등) 강행(5명) 등의 순위였다. 조국 사태는 검찰개혁과 유사한 사안인 만큼 두 개를 합하면 조국 사태·검찰개혁(검수완박 강행) 등이 무려 17개나 된다. 두 사안이 민주당의 대선·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는 점을 분명하게 한 것이다. (6월 9일 인터넷 기사 참조)

한겨레 기사 내용은 조국 사태와 윤석열·추미애 갈등 당시의 여론조사 결과 및 검수완박법을 강행 처리했을 때의 여론조사 결과 등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나도 한겨레의 기사 내용과 같은 생각이다.

한겨레 심층 조사에 응한 20명의 응답자에게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주요 쇄신 방향을 물었다. 응답자들은 다당제 정치구조 확립 등 정치개혁, 복지국가 건설, 구조적 차별 폐지, 노동개혁, 정책 쇄신 등 순으로 응답했다. 검찰개혁이라고 답한 사람은 응답자 20명 중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조국 지지자와 검찰개혁 지상주의자들, 문자폭탄 세력 중 일부는 이 기사를 보고 화가 많이 났을 것이다. 한겨레를 기레기 언론이라고 욕한 사람도 꽤 많이 있었을 것 같다. 그러나 미안하게도 이게 국민 대다수의 여론이다. 불편한 진실이라고 할까.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 직접 책임을 물을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 김현미 건설교통부 장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등 범위가 좁다. 따라서 민주당이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은 민주당 국회의원 모두 공동책임을 져야할 사안이지만.

그러나 조국 사태, 검찰개혁, 검수완박법 강행 처리에 대한 성찰과 책임 추궁은 쉽지 않은 과제이다. 왜냐하면, 관계된 사람이 너무 많고 또 현재도 힘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관련된 사람이 친문·친명 양쪽에 모두 포진해 있는 것도 책임 추궁이나 성찰을 어렵게 만들 것이다. 게다가 이들 뒤에는 문자폭탄 세력이 포진하고 있지 않은가.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앞으로 ‘수박’이라는 용어로 당내 상대방을 비방하는 사람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했다. 팬덤 정치를 지양하고 당내 토론을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민생정치를 지향하겠다고 했다. 잘한 일이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민주당 내 검찰개혁 지상주자들은 윤석열 정부의 ‘검찰공화국화’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과거 잘못된 검찰개혁론에 대한 반성과 자숙이 아니라 오히려 검찰개혁론을 더 강하게 외칠 가능성이 있다. 우상호 위원장이 이런 분위기까지 제어하면서 대선·지선 패배의 진정한 원인을 밝혀내고, 민주당을 그가 제시한 민생정당의 방향으로 견인해나갈 힘과 과단성을 지니고 있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두 달 동안 유심히 지켜보려고 한다.

최영태(전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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