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임성태자와 새로운 한•일 관계 정립
백제 임성태자와 새로운 한•일 관계 정립
  • 박찬용 기자
  • 승인 2021.03.23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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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용 전남대 외래교수, 정치학 박사
박찬용 전남대 외래교수, 정치학 박사

지난주 미국의 블링컨 국무장관 일행이 동북아시아 한국 일본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과 일본의 새로운 우호관계 설정이 중요하다며 미국은 한•일 양자 관계개선과 한•미•일 3각협력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과 함께 반중(反中) 전선 구축을 제안했다.

바이든 시대에 접어들면서 한국과 일본은 서로 싫어도 접촉을 해야 하는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현재 교착상태에 빠진 한•일 관계를 재조명 해볼 수 있는 소재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백제의 임성태자(琳聖太子) 이다. 성왕의 셋째 아들로 알려진 임성태자는 부친 성왕이 신라의 복병에 의해 피살되자, 서기 597년 슬픔을 억누르며 일본으로 건너갔다. 임성태자는 백제의 우수한 문화예술을 일본에 전래하였으며 불교 확산에 크게 기여 하했다.

무엇보다도 백제의 뛰어난 제철,제련 기술을 전파하여 일본 철기문화 발전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 그 이후 백제의 선진기술과 예술등 수많은 문화를 전수한 것을 인정 받아 오우치(大內) 영토를 하사받고 세력을 키워 나갔다. 마침내 오우치가는 14세기에 일본 서부 최대도시 ‘야마구치’를 중심으로 국제 무역을 독차지 하고 막대한 이익과 권력을 통하여 일본 최고의 명문가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러면 임성태자 시대 전후의 고대 한•일 교류역사를 통해 오늘날 새롭게 유추해 볼 수 있는 사항은 무엇일까? 그것은 첫째, 4세기 후반 고구려의 남하(南下)정책이 동아시아 세계를 전란의 소용돌이로 몰고 갔으며, 백제 신라 가야는 고구려의 공격을 받았다. 철기 무기등을 가야에 의존했던 왜(倭) 또한 고구려와의 싸움에 휘말리게 되었고 이때부터 기마전법이나 승마의 풍습을 일본인들이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임성태자가 건너간 5〜6세기는 일본고대에 있어서 문명개화의 시대이며, 이 문명사회를 견인한 주역들이 한반도 도래인 이었다.

둘째, 일본은 문명의 개화에 백제의 신세를 단단히 지게 된다. 서기 285년 왕인(王仁)박사가 논어와 천자문을 전해 주었고, 4세기 중엽 근초고왕때 아직기가 일본 태자에게 한자를 가르치고 도기, 직조, 그림등의 기술을 전수하였다. 무령왕은 단양이와 고안무를 파견하여 유교경전을 전파했다. 552년 성왕때는 노리사치계를 보내 불경과 금동석가여래상을 전래하여 일본 아스카(飛鳥) 문화의 원동력이 되었다.

셋째, 1910년 한국을 강탈한 테라우치 총독은 취임후 전국을 수색하여 단군조선 서적 20여만권의 사서를 수거하여 소각했다. 일제의 우리 서적 인멸은 고조선의 역사를 왜곡하고 말살하여 ‘조선사편수회’를 만들기 위한 전초작업 이었고, 우수한 일본 문화가 한반도로부터 흘러 들어왔다는 열등감을 숨기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넷째, 임성태자 후손 오우치가가 한반도 침탈의 근거지 ‘야마구치’ 도시를 건설 한 사실은 역사의 아이러니이다. 야마구치는 일본 극우파들의 본거지로 정한론(征韓論)과 대동아공영을 처음 주장하여 군국주의 토대를 마련한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의 고향이다. 이토 히로부미, 테라우치 총독, 기시 노부스케, 아베총리 등 오늘날까지 일본 극우파의 대표적인 인물들이 야마구치 출신들이다. 이들은 백제 무령왕때 22담로가 중국, 동남아 해안지방까지 진출하여 이 지역 고토회복을 위해 대동아공영권으로 설정하고 무사정신과 천왕주의를 결합시켜 일본식 군국주의 망령을 만들어 냈다.

그러면 오늘날 독도문제와 무역등의 갈등으로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는 한•일관계를 어떻게 미래지향적으로 정립해 나가야 할 것인가?

세계문명의 흥망성쇠를 연구한 미국의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 교수는 그의 저서 「총,균,쇠」에서 한국과 일본을 ‘유년기를 함께 지낸 쌍둥이 형제’와 같다고 규정했다. ‘쌍둥이 형제’와 같이 밀접한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중동의 아랍인과 유대인처럼 서로 적대적 감정을 떨치지 못하고 다투고 있다. 일본은 독일처럼 과거 역사 청산을 해야 하고, 전략적으로 왜곡하고 있는 역사를 사실대로 밝혀야 하며 이를 토대로 바람직한 한•일관계가 시작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첨예한 갈등의 중심에 있는 위안부 문제를 피해자의 인권을 중시하는 차원에서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한•일 관계 개선의 요체라고 생각된다. 최근 한국이 국민 1인당 GDP에서 일본을 앞질렀다는 뉴스가 있을 정도로 일정분야에서 일본을 따라잡는 지위에 올라섰다. 그동안 4대강국의 고래싸움에 새우 신세였던 한국이 요즈음은 돌고래 정도로 성장 했다. 만약 한반도가 통일된다면 한국은 밍크고래 정도는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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