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증법적 통일론’의 한반도 적용 가능성
‘변증법적 통일론’의 한반도 적용 가능성
  • 박찬용 기자
  • 승인 2020.12.15 0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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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용 전남대 외래교수, 정치학박사
박찬용 전남대 외래교수, 정치학박사

75년 동안이나 분단된 한반도 통일의 해법을 풀 수 있는 현실적인 통일론은 없을까? 현재까지 나온 통일론 중에서 가장 전향적인 이론으로 ‘변증법적 통일론’이 있다. 이 이론은 한반도 통일을 위해 정(正) 반(反) 합(合)의 역사적 발전원리를 따라, 두 체제인 남과 북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내재적 모순을 인정하고 이겨낸 다음 극복하여 합(合)을 이룰 수 있는 한민족 특유의 통일 방안 이다. 현재 남과 북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사유재산과 집단주의, 개인주의와 국가주의 등으로 물과 기름처럼 극과 극으로 나뉘어 도무지 통합이 어려운 형태로 되어있다.

남한은 내재적 모순인 빈부격차, 불평등, 상대적 박탈감 등이 해소 되어야 하고 북한은 빈곤의 평등함이 극복되어야 할 것이다. 남북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질성을 포용하는 방식으로 남북이 개성공단, 비무장지대를 평화지역으로 선포해 남북 협력 자치경험을 쌓아가야 할 것이다.

‘변증법적 통일론’은 1민족, 2국가, 3정부를 특색으로 한다. 이 통일론은 서울에 제1정부, 평양에 제2정부, DMZ와 개성지역에 제3정부를 두고 이를 중앙정부로 한다. 개성공단은 10여년간은 통일 되어 있었던 통일한국의 모델이었다. 개성공단은 자유와 평등을 조화시킨 곳이며 인류가 지금껏 이루지 못했던 이상주의, 미래 지향주의를 기반으로, 민족주의와 세계주의가 손잡고 갈 수 있었는 유일한 곳이었다. 개성을 통일특구와 통일수도로 지정하고 제3의 연합정부를 비무장지대에 세워야 한다.

75년의 분단에서 비롯된 남북의 이질성은 크게 3가지로 집약될 수 있다. 첫째,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로 대표되는 체제의 이질성이다. 사회주의는 사유재산이 없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데, 자본주의는 사유재산에 기반을 두고 있다. 북한은 소비경제 대신 생활경제를, 사유재산 대신 공유재산을 원칙으로 하는 사회이고, 사회주의 이념에 따라 분배의 정의에 중점을 두고 운영되는 체제이다. 둘째, 남과북의 이질성은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이다. 한국사회가 개인주의 사회로 변해가고 있는 반면에 북은 철저한 집단주의 사회이다.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 라는 집단주의 원칙에 따라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를 배격하는 거대한 가족국가이다. 개인의 이익이나 욕구를 초월해서 당과 사회 그리고 국가와 민족의 이익이 우선되며 개인이 집단의 이익에 공헌할 때 비로소 생물학적인 인간을 넘어서 진정한 사회 정치적 생명체가 된다는 인식이 철저히 지배하는 사회이다.

셋째, 남과 북 사이에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하나의 이질성은 인권문제이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2003년 이후 18년 연속 북한 결의안을 채택하고 있는 사실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의 끔찍한 인권탄압과 유린상황은 국제적인 비난의 대상이 아닐수 없다. 사회주의 체제인 북한은 국가의 주권을 개인의 인권보다 우선시 하고 가치있게 여긴다. 국가의 주권이 보장되어야만 개인의 인권 또한 보장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그리고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조화가 가능할까? 쉽지 않겠지만 이 이념들은 서로 이율배반적인 것이 아니고 서로 조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한반도 통일국가를 구성하며 통일헌법을 초안하는 과정에서 논의되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기존의 다양한 통일론이 지닌 결함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변증법적 통일론’이다. 이 통일론은 가장 우선적으로 남북간 이질성을 현실적으로 인정하고 그럼에도 동질성이 있기 때문에 남과 북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 한반도에 적용할 수 있는 유일한 통일방안 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상황에서 독일식 흡수통일은 한민족의 통일모델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 왜냐하면 통일전의 동서독 관계와 지금의 남북한 관계는 문화적, 정치적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통일전 동,서독 관계는 장기간 동방정책(Ostpolitik)으로 이질성보다 동질성이 우세한 상태에 있었지만, 현재의 남북관계는 동질성보다 이질성이 크게 드러나고 있다. 한민족의 통일방안은 타국의 통일사례를 손쉽게 답습해서는 안되며, 반드시 남북간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그런 상황을 세심하게 반영하여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해방 이후 한반도의 분단은 외세에 의해 강제되었는데, 오늘날처럼 타율적인 분단을 계속 존속시킨다면 한민족의 자율성과 주체성을 자발적으로 포기하는 것과 같다. 지금은 한반도 통일시대이다. 우리 모두 스스로의 힘을 바탕으로 통일역량을 집중시켜 통일의 과제를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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