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민주당 바이든 당선 시 미국 대외정책의 방향*
미국대선,민주당 바이든 당선 시 미국 대외정책의 방향*
  • 장수익 기자
  • 승인 2020.07.16 2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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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은 그가 평생 쌓아 온 외교정책 분야에서의 경험을 이번 선거에 활용할 것이다. 바이든은 다선 상원의원이자 영향력 있는 외교위원회 위원장을 수차례 역임하기도 하였고,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부통령직에 있었기 때문에 미국의 동맹국과 파트너들은 지난 수십 년간 그와 교류해왔다. 경륜 있는 정치가이자 한 개인으로서의 바이든에 대한 이러한 친숙함은 국제관계에 안정성을 제고함과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의 특징인 불확실성과 분열 양상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미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그의 입장은 키신저식의 현실주의는 아니지만, 지나치게 의욕적인 전략을 앞세우지 않으면서 미국의 가치와 이익을 증진하기 위한 현실주의적인 방향으로 변화하였다. 이러한 그의 입장 변화는 심지어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거나 중요한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이 아니더라도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지지해 온 민주당 내 자유주의적 개입주의자들의 주장과 대비된다. 현재 바이든은 미국의 개입에 대해 보다 신중한 입장이며 이러한 경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강화되어 왔다.

대선 캠페인이 진행되면서 바이든 캠프 내에서는 과거의 보다 예측 가능하고 전통적인 외교정책으로 돌아가자는, 즉 "Restoration(복원)"이라는 그의 메시지가 여전히 유용하며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을 갖는지에 대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선거캠프의 많은 고문들은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을 반영한, 보다 미래 지향적인 외교정책 메시지를 원하고 있다. 파리기후협약 탈퇴나 이란 핵협정 파기와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단순히 뒤집겠다는 약속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바이든의 캠프는 과거의 “자유주의적이고 국제주의적”인 질서로 빠르게 복귀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지 않으며, 단순히 오바마 시절의 향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보다 미래 지향적이고 긍정적인 어젠다를 만드는데 주력할 것이다.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이 백악관을 떠난 후 세계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현 트럼프 행정부에서 주장하는 지정학의 귀환과 중·러 양국에 대한 보다 강력한 대응의 필요성에 대해서 민주당에서도 부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에 대해 바이든은 트럼프보다는 덜 적대적이지만 실제로 결과를 낳을 수 있으며, 경쟁과 협력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입장을 찾아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바이든의 몇몇 국가안보 분야 고문들은 바이든 외교정책의 중심에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이 놓이길 원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최근 중국의 권위주의 경향에 맞서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것에 강조점을 둘 것이다. 중국과 관련하여 최근 바이든의 유세발언에서는 인권, 홍콩 문제, 소수 민족 문제들을 중요히 다루고 있다.

근래 민주당의 국내외적 이슈에 대한 입장은 보다 진보적으로 그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바이든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버니 샌더스와 엘리자베스 워런은 진보적인 방향으로의 이동에 대한 요구를 대변하는 인물들이다. 그들은 여전히 민주당 내 지지자들 사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선에 대비한 정책적 논의 과정에도 관여하고자 할 것이다.

최근 국내적으로 직면한 위기의 심각성을 감안하면 당내 진보주의 세력이 외교정책에 있어 중요한 변화를 요구할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특히 코로나 확산과 그에 따른 경제 위축, 경찰 개혁에 대한 전국적인 요구와 국내 여러 기관과 분야에서 발견되는 구조적인 인종차별의 종식에 대한 요구 때문에, 국방비 지출을 줄이고 교육, 보건, 사회정의, 기후변화 등 국내적 사안에 우선순위를 두고 자원을 배정하자는 목소리가 보다 설득력을 얻게 되었다.

바이든이 국제관계에 있어 새로운 접근에 대한 필요성과 당내 진보세력들의 요구를 어떻게 결합시킬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의 경우 국내와 국제정치 모두를 아우르는 이슈이자 진보세력에서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사안이며, 동시에 후보 개인이 깊은 관심을 가진 주제이기도 하다. 이것이 환경 관련 일자리 창출을 통한 미국 경제의 회복과도 연관되면 바이든의 캠페인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안이 될 수 있으며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는 극명하게 대조된다는 매력도 있다.

바이든은 그의 방대한 지식이 가지는 장점과 단점을 모두 보유한, 미국 정치에서 친숙한 인물이다. 민주당 관계자 및 지지자들은 그가 오랫동안 정치 일선에서 활동했다는 점이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정치적으로 장수했다는 점은 그의 반대세력이 현재 그의 정책적 선호와 상반되는 과거의 발언이나 입장을 찾아내기가 그만큼 용이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바이든은 당선된다면 역사상 가장 많은 나이에 임기를 시작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며, 이로 인해 그의 임기가 한 번에 그칠 것이라는 인식과 함께 부통령 지명은 이 점을 감안하여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되고 있다. 외교정책 분야에서는 그가 오랜 기간 쌓아온 경험과 전문성이 그로 하여금 난해한 이슈들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받아들이는 것을 어렵게 할지도 모른다. 또한 국가안보 관련 사안에서 젊은 고문들과 관료들의 조언을 수용함에 있어서도 다소 소극적일 수 있다.

* 제주평화연구원과 미국 George Mason 대학교 SCHAR 공공정책대학원은 외교부의 후원으로 2020년 5월~6월 ‘미국 대선 한미 전문가 웨비나’를 공동개최하였다. 이글은 Ellen Laipson 교수가 웨비나에서 발표한 논문(“Foreign Policy in a Biden Administration: Nostalgia or New Directions?”)의 일부를 국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미국 대선 한미 전문가 웨비나’ 동영상은 7월 말 유튜브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기획 감수: 한인택(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번역: 김보현(제주평화연구원 PO)
편집: 김애리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원) / 안경은 (제주평화연구원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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