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왜 다자무역체제를 무력화하려 하나?
미국은 왜 다자무역체제를 무력화하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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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2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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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혜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2019년 12월 WTO 체제를 지탱하는 핵심 기구인 분쟁해결기구(DSB)가 무력화될 위기에 처했다. 이는 다름 아닌 WTO 회원국 간 발생한 무역분쟁을 조정해 줄 상소기구 위원이 정원을 채우지 못해 더 이상 상소기구를 운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WTO 분쟁해결기구의 상소기구 위원의 총원은 7명으로 현재 4명이 임가가 만료되어 공석이 되었고, 올해 12월 10일이 되면 남아있는 3명 중 2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WTO 상소절차는 상소기구 위원 3인이 구성되어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

으로 상소기구의 운영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상소기구 위원을 임명하지 않는 것인가?

이는 WTO 체제 설립 당시 분쟁해결기구 설립을 기획하고 이를 지금까지 주도적으로 이끌어 왔던 미국이 상소기구 위원의 선임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WTO 체제는 총의제(consensus system)라는 독특한 의사결정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회의에 참석한 회원국이 명시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총의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간주한다. 이에 근거하여 미국이 계속적으로 상소기구 위원 선임을 반대하면 더 이상 상소기구 위원을 충원할 수 없다. 미국의 이러한 행동은 다자무역체제 유지에 있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던 분쟁해결기구를 의도적으로 무력화하려는 시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한편, 미국은 2017년 16년 동안 사문화되었던 <무역확장법> 제232조를 부활시켜 중국 및 한국을 포함하여 다른 회원국의 외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긴급수입제한 조치와 관세를 부과했다. 이어 301조에 근거하여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로 관세를 부과했다. 엄연히 국제무역질서를 규율하는 WTO 체제가 존재하고 있고, 회원국 간 무역분쟁 해결을 위해 분쟁해결기구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이러한 절차와 규정에 근거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조치를 취했다. 중국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부가 조치는 결국 오늘날의 미중 무역분쟁의 도화선이 됐다. WTO 체제를 무시하는 미국의 도발은 지금까지 쌓아온 국제무역규범으로서 WTO 체제의 권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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