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다람살라
오! 다람살라
  • 오명하 기자
  • 승인 2017.07.26 2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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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200여 명이 행복의 지혜를 찾아 떠난인도 다람살라에서 열린 아시아법회, 그 4일간의 생생한 기록이다.

[퍼스트 뉴스=광주 오명하 기자]   지난 21일, 달라이라마와 한국인의 뜻 깊은 만남을 다룬 다큐멘터리 '오! 다람살라'가 관객들을

만난다. 누구보다 한국 방문을 희망하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오지 못한 달라이라마가 한국인에게

전하는 행복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무료 상영했다.

다큐멘터리‘오! 다람살라’는

한국인 200여 명이 행복의 지혜를 찾아 떠난

인도 다람살라에서 열린 아시아법회, 그 4일간의 생생한 기록이다.

▸ 왜, 지금 ‘다람살라’인가?

우리는 삶의 중심에서 때때로 길을 잃을 때가 있다. 세상살이가 녹록치 않았던 까닭이 욕심과

어리석음 때문이라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습관처럼 굳어져버린 그 마음을 내려놓은 것이

쉽지 않았다. 그리하여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8월말, 한국인 2백여 명은 생업을 뒤로

한 채 인도로 떠났다. 행복은 어디를 가고 있느냐가 아닌 어떻게 가고 있느냐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길을 묻고자 세계적인 불교 성지, 다람살라를 찾은 것이다.

그들이 다람살라에서 찾은 행복의 지혜는 무엇일까?

▸ 세계적인 힐링 명소, 다람살라

서울에서 델리까지 비행기로 7시간 반, 다시 기차로 찬디가르까지 4시간 반, 버스를 갈아타고

8시간을 달려 다람살라에 도착했다. 꼬박 하루가 걸려 이역만리의 작은 산골마을을 찾은 것이다.

히말라야가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인도 북부의 다람살라, 한때는 영국인들의 여름 피서지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불교 성지의 하나로 삶에 지친 세계인들이 자신을 되돌아보기 위해 찾아오는

필수 코스가 됐다. 이미 이곳에는 나라와 인종, 피부색만큼이나 다양한 사연을 품고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그들이 다람살라를 찾은 까닭은 무엇일까?

“다양한 종교와 서로 다른 과거사를 지녔지만

여기 있는 우리는 모두는 진실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레티피아, 스페인

“수천 명이 모여 있지만 좁고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는 것은

마음 속에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 우디 밀린다친타, 태국 TV 토크쇼 진행자

▸ 3천 여명, 내 삶의 민낯을 보다

새벽 5시부터 다람살라의 중심, 남걀사원 앞은 이미 전 세계에서 찾아온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아시아에서 건너온 천 이백 명과 개인 참가자까지 더하면 족히 3천명이 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만큼 번잡함을 피할 수 없으리라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예상은 비나갔다.

비좁은 공간에도 사람들은 불평 한 마디 없이 자리를 나눠 앉고 조용히 자신만의 기도를 올린다.

아시아인들이 중심이 돼 마련한 아시아법회의 첫날의 주인공은 한국이었다.

드디어 남걀사원에 한국어로 된 관세음보살이 장엄하게 울려 퍼지면서 나흘에 걸친 아주 특별한

아시아법회가 시작됐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며 세계적인 불교 지도자 14대 달라이라마가 등장했다.

달라이라마는 나의 고통과 불행이 남 탓이라고 여기고 또 세상의 찌든 때를 씻어내고자 먼 길을

찾아온 이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 도대체 누가 괴로움을 원하겠습니까?

70억 인류 가운데 누구도 불행을 원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괴로움을 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많은 불행과 문제를 만드는 것은 우리 사람들입니다. 바로 무지 때문입니다.

알면서도 불행을 만드는 사람은 없습니다” - 14대 달라이라마, 텐진 가초

이 시간에도 나는 누구인가? 이 시대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되뇌지만 정작 나 자신의

민낯을 보는 것은 두려워하는 우리의 정곡을 찔렀습니다.

“내 마음에 고통이, 번뇌가 잘 없어지지 않더라고요”- 홍정자, 전남 여수시

“사람과의 관계에서 항상 제 스스로 화를 녹이지 못했어요”- 강자자, 전남 순천시

“아이에 대한 욕심...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어요”- 배미영, 충남 당진시

▸ 1.5평의 행복

남걀사원 맞은편, 히말라야 산맥을 줄기차게 이어져 내려온 설산 다울라다르에는 평생을 오로지

수행에 바친 수행자들이 살고 있다. 한국인 참가자들의 찾은 해발 2600미터에는 37명이 토굴

수행 중이다. 일 년에 한 번 특별히 공개가 허락된 수행자들의 삶, 한 노스님은 겨우 1.5평 남짓한

공간에 살림살이 또한 단촐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러나 수행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얼굴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는 일에 평생을 건 수행자에게 열악한 환경은 결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행복은 외적인 조건이 아닌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무언의 가르침이다.

“자발적 가난이라고 할까요? 세상을 숨 쉬게 하는 공간,

그것을 잘 지켜내는 분들입니다 ”- 운성 스님, 마음치유학교

“마음이 씻어지는 느낌, 정신이 씻어지는 느낌,

그래서 영혼이 좀 맑아지는 것 같습니다”-임정희, 경기도 여주시

▸ 사랑하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서로에게 소홀하고 하루하루 반복되는 삶에 무뎌졌다. 그것이 올해 가족

참가자들이 유독 많은 까닭이기도 하다. 며느리, 아내 등 수많은 이름 아래 고단한 인생행로를

살아온 엄마와 ‘7포 세대’ 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힘든 청춘을 살고 있는 아들과 딸이 그동안

차마하지 못했던 진심을 전했다. 어머니의 생애 첫 여행을 같이 한 정호씨 모자, 마음이 아픈 딸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태경 모녀, 10년 넘은 유학생활에 외로웠을 딸을 위로하려는 의연 모녀 등

이들의 오랜만의 동행은 서로에게 힐링의 시간이었다.

“행복, 행복이라는 말이 제일 좋았습니다. 우리 딸이 몸이 안 좋아요”- 태경 엄마

“저만 행복하고 싶고 제 가족만 행복했으면 좋겠고 하는 이기심이 많더라고요”-권태경, 울산시

“애가 괴로워할 때 그냥 뿌리치고 여기로 왔잖아요 욕심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의연 엄마

“누군가 옆에서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김의연, 캐나다

마지막 날, 3천명의 참가자들은 ‘나를 찾아가는 수행’의 첫발을 내딛는 의식을 올렸다.

분노와 탐욕, 어리석음 때문에 세상살이가 힘들었던 지난날을 잊고 진정한 나를 발견하고 우리가

갈망하는 행복의 비결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닌 바로 내 안에 있던 ‘자비’와 ‘연민’을 실천하는 것임을

깨닫는 시간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는 건 이들의 마음 속에 자비와 연민이 충만하다는 것이리라.

“우리가 겪고 있는 많은 문제는 사랑과 연민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나를 위한 이기심을

잠시 접어두고 이타심을 행한다면 무엇이 나를 방해할 수 있겠습니까” - 14대 달라이라마

다큐멘터리 ‘오 다람살라’는 이번 서울 개봉을 시작으로 부산, 광주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상영을

진행한다. 이후 자체 상영을 원하는 각 단체에 영상을 무료 제공할 계획이다.

제작진은 앞으로 달라이라마의 단독 인터뷰와 남인도 여정, 그리고 하버드 출신 한국계 미국인 스님의 시선으로 담은 최초의 게쉐마(티벳 불교 여자 수행자들의 최고학위)탄생과정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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